[류한준기자] 이선구 감독(GS 칼텍스)이 이끌고 있는 한국여자배구대표팀은 지난 7월 초 진천선수촌에 소집됐다. 국제배구연맹(FIVB) 주최 2014 월드그랑프리, AVC(아시아배구연맹)컵대회 그리고 올해 대표팀의 마지막 목표인 2014 인천 아시아경기대회 준비를 위해서다.
그런데 이번 대표팀에서 한 가지 변화가 있었다. 김연경(페네르바체)의 유니폼에 새겨진 번호 아래 줄 하나가 더 들어갔다. 팀 주장을 나타내는 표시다.
당초 대표팀 주장 자리는 최고참 세터 이효희(한국도로공사)나 한송이(GS 칼텍스)가 유력했다. 리베로로 뛰는 남지연(IBK 기업은행)과 김해란(한국도로공사)도 그자리를 맡을 수 있었다.
이 감독은 대표팀이 소집된 뒤 김연경에게 "주장 자리를 맡아보는게 어떻냐"고 물어봤다. 이제는 김연경이 중심이 되 대표팀을 꾸려가야한다고 판단 때문이었다.
김연경은 페네르바체에서도 주 공격수 역할 뿐 아니라 코트에서 동료들의 파이팅을 이끌어 내는 일도 도맡았다. 세다 토카틀리오글루(상하이)가 주장을 맡긴 했지만 페네르바체에서 중심 선수는 단연 김연경이었다. 터키리그에 앞서 뛰었던 일본 V 프리미어리그 JT 마블러스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대표팀 맏언니 이효희를 비롯해 남지연, 김해란 그리고 고교 선배이기도 한 한송이 모두 "이제는 네가 주장을 해야 할 시기"라고 입을 모았다. 김연경은 그래서 주장 자리를 맡기로 결정했다.
베테랑 선수들과 신진급 선수들 사이에서 중간 가교 노릇을 해야 한다. 이 감독도 팀 분위기를 이끌 적임자로 김연경만한 선수가 없다고 판단을 내렸다. 이 감독은 김연경에게 "경기 도중 심판 판정에 대한 어필 등을 포함해 팀 분위기를 잘 추스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연경에게는 주장 자리에 큰 부담을 느끼진 않는다. 그동안 해오던 대로 코트에서 열심히 공격과 수비를 하고 분위기를 이끌어 내면 되는 일이다.
물론 대표팀 막내인 이재영·이다영(이상 선명여고) 등 어린 선수들을 잘 다독이기도 하고 때론 엄한 군기반장 노릇도 해야 하는 등 대표팀에서 일거리는 늘었다.
김연경은 "그래도 대표팀 동료들이 주장 선임에 대해 지지를 해줘서 다행"이라고 웃었다.
대표팀은 2014 월드그랑프리 2주차 일정 소화를 위해 지난 4일(이하 한국시간) 브라질 상파울루 원정길에 나섰다. 대표팀은 오는 9일부터 11일까지 브라질, 미국, 러시아와 차례대로 경기를 치른다.
김연경은 출국에 앞서 가진 '조이뉴스24'와 인터뷰에서 "왕복으로만 4일이 소요되는 힘든 일정인데 선수들 모두 부상 없이 잘 마무리했으면 좋겠다"며 "1주차 예선에 비해 좀 더 강한 팀들과 경기를 갖는데 이길 수 있는 경기에서는 꼭 승점을 챙겼으면 한다"고 각오를 전했다.
한편 김연경은 이번 월드그랑프리 1그룹 1주차 예선이 마무리된 가운데 득점 부문에서 75점으로 1위를 차지했다. 또한 그는 서브에이스 10개를 포함해 세트 당 평균 0.83개로 서브 부문에서도 1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조이뉴스24 류한준기자 hantaeng@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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