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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티브레이크', 폭우도 잠재운 10만명의 한여름밤 열기


한계 없는 도심형 뮤직 페스티벌로 우뚝…음향 등은 아쉬움 남아

[장진리기자] 더위도, 악천후도 음악을 향한 9만 5천 관객의 열기를 꺾을 수는 없었다.

대한민국의 여름을 달구는 도심형 음악축제 '시티브레이크 2014(이하 시티브레이크)'가 9, 10일 양일간 서울 마포구 성산동 상암 월드컵 경기장에서 성대하게 열렸다.

이틀간 공연을 찾은 관객수만 주최 측 추산 약 9만 5천 명. 9일 약 4만 5천, 10일 약 5만 명이 공연장을 찾으며 10만 명에 가까운 인파가 공연장을 찾았다.

한풀 꺾이긴 했지만 여전히 기승을 부리는 무더위도 관객들의 열기를 식히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공연 이틀째인 10일에는 엄청난 폭우가 쏟아졌지만 관객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자리를 지켜 눈길을 끌었다.

◆싸이·이적·오지 오스본·리치 샘보라…한계 없는 음악 축제

도심에서 즐기는 음악 축제를 표방하고 있는 뮤직 페스티벌인 '시티브레이크'는 다양한 장르의 가수들을 라인업에 포진시켰다. '국제 가수'로 자리매김한 댄스 가수 싸이부터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밴드 넬, 한국인이 사랑하는 감성 싱어송라이터 이적, 팝의 역사를 논할 때 빼놓을 수 없는 두 전설, 오지 오스본과 리치 샘보라, 한국 관객들의 뜨거운 사랑을 받는 밴드 후바스탱크, 한국 팬들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는 동시에 전세계에서 최정상의 인기를 누리고 있는 밴드 마룬파이브까지 화려한 라인업은 공연 전부터 기대를 모았다.

다양한 라인업 만큼 한시도 눈을 뗄 수 없는 무대가 이어졌다. 다채로운 장르의 가수들은 한계 없는 무대로 상암벌을 후끈 달궜다. 메인 무대인 슈퍼 스테이지를 비롯해 총 세 개의 무대에 오른 출연진들은 각기 다른 매력으로 음악 팬들을 매료시켰다.

싸이는 '국제 가수'라는 명성답게 단독 콘서트를 방불케하는 열정적인 무대로 관객들을 열광케했고, '전설' 오지 오스본은 나이도 무색케하는 열정적인 공연으로 4만 관객의 환호를 받았다. 이적은 '다행이다' 부터 '하늘을 달리다'까지 다채로운 레퍼토리로 상암을 열광의 도가니로 만들었다. 악천후로 예정된 시간보다 1시간 반 가량 늦게 무대에 모습을 드러낸 리치 샘보라는 궂은 날씨에 대한 아쉬움을 털어내는 환상적인 기타 선율로 관객들을 음악에 취하게 했다.

◆상암벌을 들썩인 '슈퍼스타' 마룬파이브, 이 여름밤을 '원 모어 나잇'

마룬파이브는 라인업 발표와 함께 올 여름 페스티벌의 최고의 헤드라이너로 꼽힌 바 있다. 약 2년 만에 내한하는 마룬파이브를 보기 위해 관객들은 오전부터 슈퍼 스테이지 앞자리 사수 작전에 돌입했다. 마룬파이브를 조금이라도 가까운 자리에서 보기 위한 팬들의 열정은 폭우도 막을 수 없었다.

오후부터 내리기 시작한 비는 이적의 공연이 끝날 때쯤 빗줄기가 눈에 띄게 굵어지더니 금세 폭우로 변했다. 폭우로 인한 위험성 때문에 리치 샘보라의 공연이 지연되는 가운데 관객들은 우비와 우산으로 몸을 가린 채 꿋꿋하게 자리를 지켰다.

마룬파이브 사랑에는 남녀노소가 따로 없었다. 관객석에는 마룬파이브를 보기 위해 자리를 잡은 중년 관객도 다수 눈에 띄었으며, 가족 단위의 관객도 찾아볼 수 있었다. 마룬파이브를 직접 보기 위해 공연장을 찾은 초등학생 팬도 만날 수 있었다. 현재 초등학교 5학년에 재학 중이라는 두 소년 팬들은 마룬파이브를 만나기 위해 직접 모은 돈에 부모님의 도움 약간으로 티켓을 샀다며 환하게 웃었다.

이윽고 밤 9시께 모습을 드러낸 마룬파이브는 단독콘서트를 뛰어넘는 열정의 무대로 5만 관객을 열광시켰다. '럭키 스트라이크(Lucky Strike)', '무브 라이크 재거(Move Like Jagger)', '디스 러브(This Love)', '맵스(Maps)', '선데이 모닝(Sunday Morning)' 등 히트곡 무대가 이어졌고, 관객들은 환호와 박수, 떼창으로 화답했다.

말이 필요없는 무대였다. 마룬파이브의 공연 직전 거짓말처럼 비가 멈췄고, 선선한 바람이 불어왔다. 구름에 가려 볼 수 없을 것만 같았던 슈퍼문이 모습을 드러내고, 슈퍼문 아래 화려한 무대에 선 마룬파이브, 그리고 그들과 함께 호흡하는 5만 관객의 모습은 황홀 그 자체였다.

화려했던 이틀의 공연 뒤에는 그림자도 있었다. 지난해보다 더욱 열악해진 음향 상황은 종종 음악에 몰입할 수 없을 정도로 무대를 방해해 아쉬움을 남겼다. 악천후에 대비하지 못했던 무대 세팅도 아쉬웠다. 폭우 때문에 1시간 반을 기다린 리치 샘보라의 무대는 당초 준비된 시간에서 반 이상 줄어든 30분으로 대폭 축소됐고, 뒤이어 무대에 오른 마룬파이브 역시 예정된 100분의 공연 시간을 다 채우지 못했다.

화려한 라인업으로 꾸린 공연 순서도 아쉬움이 남았다. 록과 댄스, 발라드와 메탈이 혼재된 타임테이블은 분명 잘 차린 밥상이었지만 만족스럽지는 않았다. 세 개의 무대를 옮겨다니는데 지나치게 많은 에너지가 소비된다는 지적도 있었다. '시티브레이크'라는 이름 아래 존재하는 세 개의 무대를 더욱 영리하게 이용할 기획이 필요할 때다.

지나친 협찬사 챙기기도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이틀간 '시티브레이크'에서는 외부 맥주의 반입은 불가능했고, 이 과정에서 실랑이가 벌어지자 1회용 컵에 따르는 조건으로 반입이 허용되기도 했다.

협찬사인 모 브랜드 맥주와의 계약 관계 때문인 '외부 맥주 반입 금지'의 규칙은 공연장인 상암 월드컵 경기장 내부의 편의점에도 적용됐다. 편의점의 한 직원은 "원래는 맥주 판매가 가능했지만 현대카드 측에서 맥주를 다 빼달라고 했다"며 "저희도 당황스럽지만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 매장에서 맥주를 다 철수시켰다"고 밝혔다.

조이뉴스24 장진리기자 mari@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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