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후반기 들어 선전하고 있는 최하위팀 한화 이글스의 가장 달라진 부분은 불펜 필승조를 구축했다는 데 있을 것이다. 안영명, 박정진, 윤규진이 뒷문을 안정적으로 지키며 허무하게 내주는 경기가 크게 줄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선발진 역시 제 몫을 해내며 팀의 상승세에 힘을 보태고 있다는 점을 무시할 수 없다. 최근 NC에 2연패를 당하긴 했지만, 한화는 후반기 성적 10승10패로 5할 승률을 기록 중이다. 4위 롯데와의 승차도 6경기를 유지하고 있다.
뒷문이 튼튼해지니 선발 투수가 제 몫을 해내면 이기는 경우가 많아졌다. 특히 8월 들어서는 선발진의 평균자책점이 9개 구단 중 1위에 올라 있을 정도로 선발 투수들이 분발하고 있다. 한화의 8월 선발진 평균자책점은 4.33(60.1이닝 29자책)이다. 선두를 독주하고 있는 삼성(4.42)보다도 좋은 기록이다.
8월 한화 선발진의 성적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한 가지 특이한 사항을 발견할 수 있다. 보통의 5인 로테이션이 아닌 4인 로테이션으로 선발진이 꾸려지고 있다는 점이다. 타투스코-유창식-앨버스-이태양이 순서대로 등판하고 있다. 4인 로테이션이 이루어지고 있는 팀은 9개 구단 중 한화가 유일하다.
한화의 선발 4인방은 "선발이 5이닝만 버텨주면 좋겠다"는 김응용 감독의 간절한(?) 바람처럼 5이닝 이상을 소화하는 경우가 많다. 8월 치른 11경기에서 선발이 5이닝을 채우지 못하고 강판한 경기는 2경기뿐이다. 그만큼 불펜 필승조를 활용할 수 있는 조건을 많이 만들었다는 뜻이다.
유창식과 앨버스의 활약이 눈에 띈다. 먼저 유창식은 8월 3경기에서 2승을 거두며 평균자책점 1.59(17이닝 3자책)를 기록했다. 가장 최근 등판인 15일 롯데전에서 4.1이닝 4실점(2자책)으로 5회를 채우지 못한 것이 아쉬웠을 뿐, 선발 복귀 후 쾌조의 2연승을 달리며 건재를 알렸다.
앨버스는 3경기에서 승패 없이 평균자책점 3.63(17.1이닝 7자책)을 기록했다. 6이닝 2실점-5.1이닝 5실점(3자책)-6이닝 2실점으로 2차례나 퀄리티스타트에 성공했다. 승운이 따르지 않는 것이 아쉽다.
'국가대표' 이태양은 3경기에서 1승2패 평균자책점 6.75(16이닝 12자책)의 성적을 남겼다. 8월 첫 경기였던 5일 삼성전에서 3.2이닝 7실점으로 무너졌을 뿐, 이후 2경기에서는 모두 퀄리티스타트에 성공하며 부활을 알렸다.
타투스코는 2경기에 등판해 1패 평균자책점 6.30(10이닝 7실점)을 기록했다. 썩 좋은 성적이라고는 할 수 없지만 2경기 모두 5이닝씩을 던지며 최소한의 제 역할을 해냈다. 타투스코는 19일 롯데전 선발로 예고돼 있다.
한화가 4인 로테이션을 가동할 수 있는 이유는 8월 들어 한 차례 휴식기가 있었고, 우천으로 취소되는 경기도 많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는 다른 팀들도 마찬가지의 조건. 그렇다면 왜 한화만 4명의 선발 투수들로 일정을 소화하고 있는 것일까.
한화의 5선발 고민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대목이다. 5선발 역할을 해줘야 할 김혁민, 송창현이 나란히 극심한 부진에 빠져 있는 것. 김혁민은 선발로 등판한 3경기에서 3패, 평균자책점 13.50(10이닝 15자책)의 처참한 성적을 남기고 최근 불펜으로 돌아섰다. 송창현은 7월27일 KIA전에서 1.2이닝 10실점을 기록한 뒤 아예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물론 아직까지 4인 로테이션을 가동하는 것이 일정상 선발 투수들에게 무리는 아니다. 그러나 5선발이 필요한 시기가 조만간 찾아올 수밖에 없다. 누군가는 5선발 역할을 해줘야 한다. 8월 선발진 평균자책점 1위라는 밝은 빛 뒤에는 5선발의 부재라는 짙은 어둠이 숨어 있다.
◆한화 선발투수들의 8월 성적
타투스코= 2경기 1패 평균자책점 6.30(10이닝 7실점)
유창식= 3경기 2승 평균자책점 1.59(17이닝 3자책)
앨버스= 3경기 평균자책점 3.63(17.1이닝 7자책)
이태양= 3경기 1승2패 평균자책점 6.75(16이닝 12자책)
조이뉴스24 정명의기자 doctorj@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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