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서울, 챔스리그 8강 1차전 사이좋게 무승부

[이성필기자] 180분 경기의 전반 승패는 가려지지 않았다.

포항 스틸러스가 20일 포항 스틸야드에서 열린 2014 아시아 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8강 1차전 FC서울과의 경기에서 0-0 무승부를 기록했다. 양팀은 오는 27일 2차전에서 4강 진출을 가리게 됐다.

원정 다득점 원칙에 따라 포항이 2차전에서 1-1이나 다득점으로 비기면 4강에 오른다. 반면, 서울은 승리만 하면 2년 연속 4강에 오른다.

탐색전을 벌인 전반전은 포항의 우세였다. 김재성의 프리킥을 시작으로 서울을 압박했다. 17분 김승대가 아크 정면에서 낮은 슈팅으로 골망을 갈랐지만 앞선 볼 경합 과정에서 고무열이 서울 수비수 이웅희의 얼굴에 머리를 박아 파울로 무효가 됐다.

서울도 28분 김진규가 몰리나의 프리킥을 헤딩으로 연결했지만 골키퍼 신화용의 펀칭으로 아쉽게 골 기회가 사라졌다.

양팀은 페널티지역 밖에서 낮고 묵직한 슈팅으로 골키퍼들을 당황하게 만드는데 주력했다. 비가 내리고 있어 볼 스피드가 빨라지면 골키퍼들이 제대로 잡을 수 없다는 점을 노린 것이다. 포항의 김승대와 고무열의 슈팅이 불규칙 바운드를 만들어 서울 유상훈 골키퍼를 놀라게 만드는 장면이 연출되는 등 나름 효과도 있었다.

후반, 포항이 먼저 선수교체를 했다. 강수일을 빼고 문창진을 투입하며 패스가 끊기지 않는데 열을 올렸다. 서울도 20분 원톱 박희성을 투입하며 힘을 보강했다.

그렇지만 좀처럼 골은 터지지 않았다. 공간 싸움이 워낙 치열해 슈팅 기회를 얻는 것이 쉽지 않았다. 서울은 에스쿠데로의 결정적인 헤딩으로 골대를 빗겨가는 등 속타는 상황이 계속됐다. 서울은 23분 고광민, 36분 윤일록으로 승부수를 던졌다. 포항도 41분 손준호를 넣어 마지막 한 방을 노렸다.

하지만, 골은 끝내 터지지 않았다. 포항은 추가시간 코너킥을 얻는 등 공격을 시도했지만 소용 없었다. 서울도 역습으로 골을 노렸지만 포항의 철벽 수비에 막히며 무승부에 만족해야 했다.

양팀이 4강 진출시 만나게 되는 웨스턴 시드니 원더러스(호주)와 광저우 에버그란데(중국)의 1차전에서는 시드니가 1-0으로 이기는 이변을 연출했다. 시드니의 홈에서 열린 경기에서 후반 14분 토미 주리치의 패스를 받은 앤서니 골렉이 결승골을 넣었다. 광저우는 후반 추가시간 장린펑과 가오린이 비신사적인 행동으로 연속 퇴장 당하는 등 악재가 겹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