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태기자] 올 시즌 비와 좀처럼 인연이 없던 두산 베어스가 오랜만에 경기 도중 내린 폭우의 도움으로 귀중한 1승을 추가했다. 두산은 29일 잠실 삼성 라이온스전에서 2-1로 앞선 6회말 종료 뒤 경기장에 내린 폭우로 강우 콜드게임승을 거뒀다.
이로써 두산은 전날에 이어 2연승을 거두며 시즌 47승56패를 기록했다. 4위 LG의 경기 결과에 관계 없이 최소 승차 2를 유지하며 4위 싸움의 마지막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다.
반면 정규시즌 1위를 향해 순항하던 삼성은 갑작스런 3연패로 잠시 주춤하게 됐다.
유희관의 날이었다. 후반기 들어 점차 제 모습을 찾아가고 있는 유희관은 6이닝 동안 94구 3피안타 3볼넷 1실점으로 삼성 강타선을 틀어막으며 시즌 10승째(7패)를 기록, 2년 연속 두자릿수 승리의 기쁨을 누렸다. 유희관은 첫 풀타임 시즌인 지난해 10승7패1세이브 평균자책점 3.53을 기록하며 두산 마운드의 '신데렐라'로 떠올랐다.
두산 토종 선수로 2년 연속 10승을 올린 선수는 유희관이 처음이다. 윤석환이 1984년 12승 1988년 13승을 올린 적이 있지만 2년 연속은 아니다. 외국인 선수로는 게리 래스가 2002년 16승, 2004년 17승을 기록했다.
손에 땀을 쥐는 투수전이 펼쳐졌다.
선취점은 삼성의 몫. 2회초 큰 것 한 방으로 손쉽게 득점했다. 1사 뒤 좌타석에 들어선 이승엽이 유희관이 2구째를 두들겨 우측 담장을 훌쩍 넘긴 것.
삼성의 리드는 그러나 오래 가지 않았다. 두산이 3회말 2점을 얻어 곧바로 점수를 뒤집었다. 홈런에 홈런으로 응수했다. 선두 최주환이 중전안타로 멍석을 깔자 후속 민병헌이 큰 것 한 방으로 좌측 담장을 넘어가는 비거리 120m 투런 아치를 그렸다. 2-1 역전.
한 번 바뀐 점수는 좀처럼 변동이 없었다. 두 팀 선발투수들의 호투가 달아오르려는 양팀 타선을 차갑게 식혔다. 유희관은 4회를 볼넷 1개만 내주고 무실점 처리했고, 5회 역시 3타자를 삼자범퇴 처리하며 가볍게 막았다. 6회에는 선두 박한이에게 우전안타를 맞았지만 최형우를 2루수 병살타로 유도한 뒤 이승엽 또한 2루수 땅볼 처리하고 이닝을 종료했다.
삼성도 선발 배영수가 5이닝을 8피안타 2실점 산발 처리하자 6회 등판한 차우찬이 1이닝을 볼넷 1개만 허용하고 무실점으로 막았다.
투수전으로 후끈 달아오른 경기는 7회초 삼성 공격이 시작되기 전 경기장에 내린 폭우로 차갑게 식었다. 도저히 경기를 치를 수 없을 정도로 비가 내리자 오후 9시17분 중단된 경기는 결국 9시48분 강우콜드게임이 선언돼 두산의 승리로 막을 내렸다.
두산은 지난 6월 21일과 22일 잠실 KIA전서 내리 강우 콜드게임패를 당하며 '비에 운' 경험이 있다. 당시 하늘의 도움을 받지 못해 흐름이 깨진 두산은 5연패 늪에 빠지며 최악의 6월을 보냈다. 이 떄 5할 승률이 무너진 뒤 줄곧 내리막길을 걸으며 하위권 추락의 수모를 맛보기도 했다.
그러나 이날은 올 시즌 처음으로 비의 도움을 받은 끝에 강호 삼성을 안방에서 내리 잡으며 4강 진입의 불씨를 살릴 수 있었다. 두산으로선 '하늘의 선물'라는 말이 절로 나올 만큼 반가운 단비였다.
조이뉴스24 김형태기자 tam@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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