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유격수로서 타격의 새로운 역사를 써내려가고 있는 넥센 강정호(27)가 팀 동료 박병호(28)의 영역으로 여겨졌던 홈런왕까지 넘보고 있다.
강정호는 30일 현재 38개의 홈런을 기록 중이다. 40개로 선두를 달리고 있는 박병호와의 격차는 불과 2개. 최근 페이스를 보면 강정호가 박병호를 넘어서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박병호는 시즌 초반부터 홈런 경쟁에서 독주했다. 애시당초 경쟁자들로 여겨졌던 외국인 타자들은 박병호를 전혀 위협하지 못했다. 그러던 중 나타난 뜻밖의 경쟁자가 강정호다. 강정호는 7월부터 홈런 급피치를 올리며 박병호에 따라붙기 시작했다.
7~8월 홈런 수는 강정호가 오히려 더 많다. 강정호는 7월 7개, 8월엔 9개의 아치를 그렸다. 반면 박병호는 7월 4개에 그치더니 8월에도 7개의 홈런에 머물렀다. 5월에만 14개의 대포를 쏘아올렸던 것과 비교해 페이스가 다소 떨어진 상태다.
박병호는 지난 19일 LG전에서 40호 홈런을 터뜨렸다. 지난 2010년 이대호(당시 롯데, 44개)에 이어 4년만에 40홈런 타자가 등장한 것이다. 하지만 이후 박병호는 7경기 째 홈런을 추가하지 못하고 있다.
반면 강정호는 27일 KIA전을 시작으로 28일 한화전, 29일 한화전까지 3경기 연속 홈런포를 가동했다. 더 이상 올 시즌 홈런 레이스는 박병호의 독주 체제가 아니다. 최근 주춤하고 있지만 박병호가 부진한 것이라고는 보기 어렵다. 강정호의 몰아치기가 무서울 뿐이다.
한 가지 달라진 것은 홈런왕 레이스에서 차지하는 강정호의 역할이다. 그동안 박병호의 팀내 페이스메이커 정도의 비중을 차지했다면, 이제는 당당히 박병호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경쟁자다. 최근 강정호의 홈런 페이스는 박병호를 긴장시키기에 충분하다.
사실 올 시즌 강정호는 홈런 경쟁에 뛰어들기 전부터 데뷔 이후 최고의 활약을 펼치고 있었다. 꾸준히 3할 중반대의 타율을 유지하며 타점 부문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고 있었던 것. 홈런 외에도 타점 1위(107개), 타율 6위(0.360)에 올라 있는 강정호다.
이미 유격수로서는 새로운 역사를 써냈다. 유격수 최초 30홈런-100타점을 달성한 것. 유격수 한 시즌 최다 홈런(종전 이종범 30개), 최다 타점(종전 홍세완 100타점) 신기록을 모조리 갈아치웠다. 이제는 유격수 최초 40홈런 달성과 함께 홈런왕 등극도 바라보고 있다.
올 시즌 슬럼프 기간을 줄이며 최고의 활약을 펼치고 있는 강정호다. 그래도 홈런만큼은 팀 동료 박병호의 영역이었다. 박병호는 홈런왕 3연패를 노리는, 한국을 대표하는 홈런 타자다. 하지만 강정호는 이제 그 경계마저 허물어뜨렸다.
조이뉴스24 정명의기자 doctorj@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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