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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매치 2연전…'베테랑-多전술-자신감'을 얻다


대표팀 균형 잡히고 침체된 분위기 반전에 성공해

[이성필기자] 감독 없는 A매치 2연전이 종료됐다. 한국 축구대표팀은 베네수엘라를 3-1로 꺾으며 땅에 떨어진 자존심을 회복했고 우루과이에 0-1로 패했지만 근성있는 플레이를 보여주며 다시 비상할 수 있는 저력이 있음을 증명했다.

이제 남은 것은 10월부터 팀을 새롭게 꾸려갈 울리 슈틸리케 신임 대표팀 감독의 선택이다. A매치 2연전에서 사실상 감독대행 역할을 맡았던 신태용 코치의 조언을 받으며 슈틸리케 감독은 팀의 틀을 만드는데 집중하게 될 것이다.

이번 2연전을 통해 한국은 팀의 균형을 잡아야 한다는 것을 확인했다. 이동국(전북 현대)과 차두리(FC서울)로 대표되는 형님들은 경기력은 물론 훈련이나 생활 면에 있어서 풍부한 경험을 앞세워 보이지 않는 리더 역할을 톡톡히 했다.

이동국은 베네수엘라전 두 골을 터뜨리며 여전한 킬러 본능을 뽐냈고 우루과이전에서는 수비적으로 내려선 대표팀의 스타일에 고군분투하며 이타적인 공격수로서의 역할에 최선을 다했다. 무게감만 앞세운 최선참 대신 알아서 몸으로 보여주며 후배들의 존경심을 이끌어냈다.

차두리는 폭발적인 오버래핑과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투쟁심을 보여주며 풀백의 역할이 무엇인지 보여줬다. 그가 자리한 오른쪽 풀백은 여전히 새로운 주인을 찾지 못하고 있는 무주공산의 상황이다. 차두리는 "내가 후배들의 자리를 뺏는 것 같아서 미안하다"라고 했지만 왜 그가 대표팀에 뽑힐 수밖에 없었는지는 두 경기를 통해 확실히 드러났다.

긍정적인 차두리는 훈련 등 생활 면에 있어서도 언제나 웃으면서 후배들을 대했다. 먼저 나서 후배들에게 장난을 치는 등 유화적인 분위기 만들기에 최선을 다했다. 덕분에 주장을 맡았던 이청용(볼턴 원더러스)도 편하게 말을 할 수 있었고 기성용(스완지시티), 손흥민(레버쿠젠) 등 전력의 주축이 되는 선수들도 자신의 역할이나 대표팀 운영에 대해 하고 싶은 말을 얼마든지 꺼낼 수 있었다.

슈틸리케 감독은 "브라질월드컵 때 한국팀을 보면 젊은 선수들이 어려움을 극복하는 방법을 잘 몰랐다. 알제리전 패배 후 마지막 경기는 승리가 필요했는데 젊은 선수들에게 전가되는 압박감을 버텨내기 쉽지 않았을 것이다"라며 재능 있는 젊은 선수들이 잘했지만 연륜이 있는 베테랑의 중요성이 크다는 뜻을 우회적으로 내비쳤다.

다양한 전술 수행 능력도 있음을 확인했다. 한국은 지난 몇 년 동안 4-2-3-1 포메이션에 기반을 둔 안정지향의 전술에 체제가 굳어져 있었다. 정형화된 틀에 맞춰져 하다보니 창의적인 플레이를 보여주기 어려웠다.

그러나 이번 A매치 두 경기에서는 기본 틀은 비슷했지만 전개 방법은 다른 전술을 보여주며 상대의 성향에 맞춤형 전략으로 따라갈 수 있음을 증명했다. 베네수엘라를 상대로는 이명주(알 아인)와 이청용을 중앙으로 이동시키는 4-1-2-3에 기반을 둔 공격적인 움직임으로 효과를 봤고, 공격력이 한 수 위인 우루과이전에는 4-1-2-3의 틀에서 기성용이 리베로처럼 뛰는 3-4-3 전형을 혼용하며 가능성을 봤다. 이청용과 손흥민은 서로 자리를 바꿔가며 상대에게 혼란을 가중시켰다.

이런 달라진 대표팀은 슈틸리케 감독에게도 큰 복이다. 향후 팀 재건에 있어 부담을 내려놓고 자신이 할 수 있는 전술을 편하게 내놓을 수 있기 때문이다. 선수들 스스로 한 가지 역할이 아닌 여러가지 수행 능력을 보여주며 대표팀에서의 생존 능력을 뽐냈다. 기성용은 "수비수는 수비만 잘해서는 안된다. 빌드업 시 공격 전개 등 다양함을 보여줘야 한다"라며 변화에 언제든지 적응할 수 있어야 함을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한국대표팀이 얻은 소득은 자신감과 자존심 회복이다. 국가대표팀에 대한 비난 여론을 상당 부분 희망적으로 바꿔 놓은 것이다. 몸을 던지는 투혼과 끈기를 보여주며 한국축구 특유의 근성이 있음을 어필했다. 월드컵에서 허망하게 패하며 보여주지 못했던 불굴의 의지가 되살아나고 있는 것이다.

이동국의 한 마디가 대표팀의 가치를 되살리는 데도 한 몫 했다. 이동국은 "대표팀은 여전히 도전과 갈망의 대상이다"라며 나이에 상관없이 은퇴 직전까지 늘 태극마를 꿈꿔야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선참의 이런 대표팀에 대한 애착은 후배들에게도 큰 울림을 주는 효과로 이어졌고 고스란히 그라운드 위에서의 움직임으로 나타났다. 한국축구가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음을 확인한 소중한 2연전이었다.

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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