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숙기자] "우리 식구들, 책임져야죠."
국내 최초 독립 야구단 고양 원더스가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원더스 구단은 11일 보도자료를 통해 팀의 공식 해체를 선언했다.
갑작스러운 결정은 아니었다. 2012년부터 KBO 퓨처스팀과 교류경기를 치러온 원더스는 매 시즌 팀의 존폐를 고민해야 했다. 원더스는 경기할 상대와 리그가 보장되지 않은 상황에서 외롭게 치열한 싸움을 벌여왔다.
그럼에도 성과는 훌륭했다. 원더스는 2012년 이희성을 시작으로 총 23명의 선수를 KBO 소속 프로구단으로 이적시켰다. 2015년 신인 지명회의에서는 정규식이 독립구단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프로구단의 지명을 받았다. 구단 직원들의 낙은 TV를 통해 원더스 출신 선수의 프로 경기 플레이를 보는 것이었다.
그러나 결국은 팀의 해체 수순을 밟고 말았다. 원더스는 "구단을 3년간 운영하면서 창단을 제의했던 KBO와 구단 운영 방향이 다르다는 것을 반복 확인했다"고 해체 이유를 밝혔다.
모든 것이 멈췄다. 통산 90승 25무 61패를 기록했던 원더스는 더 이상 퓨처스리그 교류전에서 뛰지 못한다. 예정됐던 선수 선발 트라이아웃도 취소됐다. 변방에서 남몰래 야구의 꿈을 키워왔던 이들은 최소한의 도전 기회마저 잃어버렸다.
당분간 달라지지 않는 것도 있다. 김성근 감독과 코치, 선수들의 자리다. 하송 원더스 단장은 "여건이 되는 한 11월까지 선수들의 훈련은 계속된다. 코치는 물론 감독님도 정상적으로 나오신다"고 말했다. 구단은 해체를 결정한 뒤 김 감독과 "끝까지 좋은 모습을 보여주자"는 뜻을 나눴다. 김 감독이 이끄는 '지옥훈련'은 이어진다.
하 단장은 "오늘부터 열심히 돌아다녀야죠"라고 말하면서 웃었다. 프로의 선택을 받지 못한 선수와 코치, 직원들의 미래를 위해 하 단장의 발걸음이 분주해질 것이라는 얘기다.
하 단장은 "1군 무대에서 우리 선수들을 볼 수 있어 행복하다. 우리 노력도 중요하지만, 다른 구단들의 도움 덕분에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조이뉴스24 한상숙기자 sky@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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