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인천 아시안게임에 출전 중인 남자 축구대표팀이 A조 1위 수성을 위해 진검승부에 나선다.
한국 대표팀은 17일 안산 와~스타디움에서 사우디아라비아와 조별리그 2차전을 치른다. 1차전에서 사우디가 라오스를 3-0으로 이기고 한국도 같은 스코어로 말레이시아를 꺾으면서 사실상 이날 두 팀간 경기는 조1위 결정전이 됐다.
한국이 사우디를 이긴다면 16강 진출은 조기에 확정된다. 약체 라오스와의 마지막 경기를 패하지 않는다고 가정하면 조1위 통과가 무난하다.
한국 승리의 관건은 사우디의 촘촘한 수비다. 한국을 상대하는 대부분의 아시아 국가들이 수비적으로 나온다는 점에서 공격 실마리를 풀기에 상당한 어려움이 예상된다. 이미 말레이시아와의 1차전에서 상대의 밀집수비를 경험했다고는 하지만 사우디는 차원이 다르다.
한국 입장에서는 높이가 좋은 와일드카드 김신욱(울산 현대)의 활용도를 높일 필요가 있다. 김신욱은 이란, 사우디 등 끈적한 축구를 구사하는 중동팀을 상대로 높이의 힘을 보여준 바 있다. 브라질월드컵에서도 그는 위력을 증명하기도 했다.
사우디는 예상외로 라오스전에서 고전하다 후반 중반 이후에야 몸이 풀렸다. 라오스의 극단적인 수비에 어쩔 줄 몰라하다가 라오스의 체력이 저하된 뒤 골이 터졌다. 한국이 초반에 몰아붙이기로 나서 경기를 리드한다면 얼마든지 사우디를 상대로 승리를 건질 수 있다.
다만, 사우디 역시 공격력이 충분하다는 점에서 주의가 필요하다. 한국은 박주호(마인츠05)를 중앙 미드필더로 놓고 홀로 1차 저지선을 형성하는 모험적인 축구를 구사하고 있다. 침투 능력이 좋은 사우디에 공간을 허용한다면 뜻밖의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다.
물론 박주호의 움직임이 왕성하다는 점은 고무적이다. 박주호가 자유롭게 움직이면서 상대의 원톱 등 공격 요원을 빡빡하게 방어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광종 감독은 "사우디는 한국을 상대로 밀집수비와 함께 역습을 내세울 가능성이 있다. 김신욱을 활용하려면 연계플레이가 중요한데 미드필더진을 끌어올리겠다"라고 사우디전에 임하는 전략을 전했다.
이는 곧 공격 전개 능력이 좋은 박주호까지 전진 배치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공간 이해 능력이 누구보다 좋다는 점에서 충분히 시도해볼 수 있다. 동시에 좌우의 윤일록(FC서울)이나 안용우(전남 드래곤즈)의 매서운 측면 돌파와 공격형 미드필더 김승대(포항 스틸러스)의 침투까지 통한다면 경기는 예상보다 쉽게 풀릴 수 있다.
중동팀 특유의 느슨함과 끈적거리는 플레이를 미리 경험한다는 점도 나쁘지 않다.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도 조별리그에서 팔레스타인, 요르단 등과 붙었지만 이들이 위협적인 상대가 못됐다는 점에서 큰 효과는 없었다. 그래서인지 한국은 4강에서 아랍에미리트연합(UAE)과 만나 연장 승부에서 속절없이 무너지는 아픔으로 이어졌다.
이번 사우디와의 조 예선 경기는 금메달을 노리는 이광종호에 다양한 경험을 안겨다 줄 소중한 일전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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