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경쟁이요? 에이, 그런게 어딨어요. 상 주는 것도 아니고."
2014 인천아시안게임 야구 대표팀의 '주장' 박병호(28)가 소속팀 넥센 동료이기도 한 강정호(27)와의 홈런 경쟁에 관한 질문에 웃음을 터뜨리며 말했다.
박병호와 강정호의 홈런포가 아시안게임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24일 열린 대만과의 조별예선 2차전에서 10-0(8회 콜드), 예상 밖의 싱거운 승리를 거둘 수 있었던 원동력도 두 선수의 홈런포에 있었다.
먼저 강정호의 방망이가 불을 뿜었다. 1회말, 김현수의 2타점 2루타로 선취점을 올린 뒤 강정호가 좌중월 스리런 홈런을 터뜨리며 5-0으로 점수 차를 벌린 것. 이번 대회 대표팀에서 나온 첫 홈런이었다.
박병호의 홈런도 이어졌다. 2회말 솔로포를 터뜨리며 8-0을 만들었다. 큰 포물선을 그리며 문학구장의 가운데 담장을 넘겨버린, 박병호 특유의 힘이 느껴지는 홈런이었다. 박병호에게는 자신의 대표팀 첫 홈런이라는 의미도 있었다.
경기 후 믹스트존에 등장한 박병호에게 강정호와의 홈런 경쟁에 대한 질문이 던져졌다. 박병호는 '경쟁'이라는 말에 깜짝 놀랐다는 표정과 함께 웃음 띤 얼굴로 "경쟁, 그런 것은 없다. (홈런을) 많이 친다고 상을 주는 것도 아니지 않나"라며 "넥센에서 하던 것과 똑같이 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병호와 강정호는 넥센에서도 4번, 5번 타순에 배치돼 팀 타선의 중추적 역할을 하고 있다. 상대팀 투수로서는 거포 2명이 나란히 배치된 넥센 타선을 상대하는 일이 여간 까다로운 것이 아니다. 나란히 리그 홈런 1위(48개), 2위(38개)를 달리고 있는 박병호와 강정호다.
이어 박병호는 "오늘도 정호가 앞에서 먼저 홈런을 쳐줘 경기를 쉽게 풀어나갈 수 있었던 것처럼, 경쟁은 절대 아니지만 넥센에서와 마찬가지로 시너지 효과는 있는 것 같다"면서도 "큰 도움은 안되는 홈런이었지만 대표팀 첫 홈런이라 기분이 좋았고, 자신감을 가질 수 있는 계기가 된 것 같다"고 스스로의 홈런에도 의미를 부여했다.
서로를 의식할 법도 하지만 두 선수는 오직 팀 승리를 위해서만 달려가고 있다. 경쟁은 없고 시너지만 있다. 소속팀에서 하던 그대로, 대표팀 타선의 쌍끌이 역할을 하고 있는 넥센의 거포 듀오다.
조이뉴스24 정명의기자 doctorj@joynews24.com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