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한국 남자 농구 대표팀이 이란의 모래돌풍을 잠재웠다. 아시안게임에서 12년만의 금메달, 사상 첫 남녀 동반 금메달이라는 두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
한국은 3일 인천 삼산체육관에서 열린 2014 인천아시안게임 남자 농구 이란과의 결승전에서 79-77로 승리했다. 손에 땀을 쥐게 하는 명승부 끝에 얻은 짜릿한 승리였다. 이로써 한국은 지난 2002년 부산 대회 이후 12년만에 아시안게임 패권을 차지했다. 또한 전날 결승서 중국을 꺾은 여자 대표팀과 함께 사상 처음으로 남녀 동반 금메달이라는 새역사도 써냈다.
김종규의 중거리슛으로 기분 좋게 경기를 시작한 한국은 몇 차례 수비에 성공한 뒤 조성민이 3점슛을 꽂아넣으며 5-0으로 앞서나갔다. 이어 조성민이 다시 중거리 뱅크슛을 성공시켰고, 박찬희의 돌파까지 성공하며 9-0까지 달아나 초반 분위기를 완전히 제압했다.
이란이 하다디(218㎝)와 바라미(198㎝)의 골밑 공격을 앞세워 추격해왔지만 한국도 문태종의 3점슛으로 18-8까지 점수 차를 벌리는 등 주도권을 빼앗기지 않았다. 종료 3초를 남겨놓고 조성민이 다시 3점슛을 터뜨린 한국은 25-16으로 앞선 가운데 1쿼터를 마쳤다.
2쿼터부터는 경기 양상이 완전히 뒤바뀌었다. 바라미의 원맨쇼를 앞세워 이란이 연속 8점을 따라붙은 것. 바라미는 그 중 5점을 책임졌다. 25-24까지 쫓긴 한국은 이종현의 중거리슛으로 2쿼터 첫 득점을 올리며 한 숨을 돌렸다. 이후 한국은 근소한 리드를 계속해서 지켜나갔고, 종료 직전 김선형이 과감한 골밑 돌파를 성공시키며 42-36으로 앞선 채 2쿼터 종료를 맞았다.
3쿼터에서는 양동근의 3점슛이 시작을 알렸다. 한국은 45-36으로 달아나며 승기를 잡는 듯 했다. 하지만 이란의 공세도 만만치 않았다. 한국은 몇 차례 공격을 저지당한 뒤 쉬운 득점을 연거푸 내주며 4분여를 남겨 놓은 상황에서 49-50으로 이날 경기 첫 역전을 허용했다.
한국도 다시 힘을 냈다. 김주성의 자유투 2개로 51-50, 재역전에 성공했고, 양희종이 골밑에서 하다디의 공을 가로챈 것을 문태종이 3점슛으로 연결시키며 54-50으로 달아났다. 문태종은 이란이 54-53으로 따라붙자 다시 한 번 3점포를 작렬시키며 이란의 추격을 뿌리쳤다. 그러나 제공권에서 밀리기 시작한 한국은 3쿼터를 마친 시점에서 58-61로 뒤지고 있었다.
하다디에게 4쿼터 시작부터 자유투 2개로 실점한 한국은 조성민의 3점슛으로 61-63으로 따라붙은 뒤 이종현의 중거리슛이 튕겨나온 것을 양희종이 팁인슛으로 마무리 한 뒤 추가 자유투까지 성공시켜 64-63으로 경기를 뒤집었다.
이후 시소게임이 펼쳐졌다. 전반까지 침묵하던 하다디가 골밑에서 존재감을 발휘했고, 한국도 다양한 수비 전술로 적극적인 이에 맞섰다. 하지만 하다디가 본격적으로 위력을 떨치기 시작하면서 조금 씩 분위기가 이란 쪽으로 넘어갔다.
종료 2분2초를 남긴 상황에서 한국은 70-75로 뒤졌다. 몇 차레 공격에 실패하며 1분여를 흘려보낸 뒤 양동근이 3점슛을 성공시켰다. 이어 이란의 공격을 막아낸 뒤 양동근의 어시스트를 받은 김종규가 골밑에서 동점골을 넣은 뒤 추가 자유투까지 성공시켰다. 한국이 76-75으로 앞선 가운데 전광판에 남은 시간은 36.5초가 표시돼 있었다.
공격권은 이란에게 주어졌다. 한국은 필사의 더블팀 수비로 공격권을 따냈다. 17.8초가 남자 이란은 파울 작전을 펼쳤고, 한국은 문태종이 침착하게 자유투를 성공시키며 79-77로 앞섰다. 마지막 이란의 공격이 실패로 돌아갔고, 경기는 그대로 한국의 승리로 막을 내렸다.
◇ 3일 남자 결승전 결과
▲ 한국 79(25-19 17-20 16-25 21-16)77 이란
조이뉴스24 인천=정명의기자 doctorj@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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