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한국 남자 농구 대표팀의 주전 포인트가드 양동근이 관중석을 가득 채운 농구팬들을 울리고 웃겼다.
양동근은 3일 인천 삼산체육관에서 열린 2014 인천아시안게임 남자 농구 이란과의 결승전에 출전해 4쿼터 막판 천당과 지옥을 오가는 활약을 펼쳤다. 한국은 손에 땀을 쥐게 하는 명승부 끝에 이란을 79-77로 제압하고 2002년 부산 대회 이후 12년만의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날 양동근은 31분28초를 소화하며 8득점 5어시스트 3리바운드를 기록했다. 득점보다는 어시스트에 비중을 둔, 평소와 다름없는 양동근다운 기록이었다. 그러나 양동근답지 못한 기록도 하나 있었다. 기록지에 5개로 표시된 턴오버였다. 이는 이날 대표팀 선수들 가운데 가장 많은 수치. 대표팀이 기록한 12개 중 5개였다.
결정적인 턴오버는 4쿼터에 나왔다. 종료 2분여를 남기고 70-73으로 한국이 이란을 추격하는 가운데 양동근의 패스가 끊긴 것. 이는 곧 득점으로 연결됐고 스코어는 70-75까지 벌어졌다. 이란의 전력과 경기 분위기를 고려할 때 승부는 그대로 이란 쪽으로 넘어가는 듯 했다. 관중들 사이에서도 "아 양동근~", "양동근 오늘 왜 이래" 등의 아쉬움 섞인 탄식이 흘러나왔다.
역적이 되려는 순간, 양동근은 쉽게 무너지지 않았다. 실수를 만회하려는 듯 오히려 더욱 적극적인 공격을 퍼부었다. 이란의 수비가 문태종, 조성민 두 슈터에게 집중되는 사이 과감하게 3점슛을 던져 림에 꽂아넣었다.
이어 다시 공격권을 얻은 양동근은 3점슛을 시도하는 척 하며 골밑에 있던 김종규에게 킬패스를 찔러넣었다. 김종규가 득점에 성공한 뒤 추가 자유투까지 얻어내는 3점 플레이를 완성시키며 한국은 다시 76-70 리드를 잡았다. 양동근의 과감한 플레이가 순식간에 한국의 6득점을 만들어낸 것이다.
이후 한국은 적극적인 수비와 상대 파울 작전에 의한 자유투를 침착하게 성공시키며 승리를 지켜냈다. 4쿼터 막판, 양동근은 역적에서 영웅으로 재탄생하며 팀 코리아에 금메달을 안겼다. 결국엔 가장 그다운 모습이었다.
조이뉴스24 인천=정명의기자 doctorj@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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