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혜림기자] 영화 '해운대' 이후 6년 만에 메가폰을 잡은 윤제균 감독이 표준계약서를 통해 '국제시장'의 인력들을 고용했다고 알렸다.
8일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 제2전시장 이벤트홀에서 아시안필름마켓이 마련한 '천만영화를 통해 바라본 한국영화제작의 현실과 전망' 포럼이 열렸다.
지난 2003년 '실미도'를 시작으로 2014년 '명량'에 이르기까지 천만 명 이상의 관객을 유치한 8편의 작품 제작자 8인이 패널로 참석했다. '천만영화를 통해 바라본 한국영화제작의 현실과 전망'을 주제로 토론을 나눴다.
윤제균 감독은 오는 12월 영화 '국제시장'으로 '해운대' 이후 5년 만에 감독으로 돌아온다. 그간 감독 겸 제작자로 활약해 온 그는 '국제시장'의 스태프들을 표준계약서를 통해 고용했다고 알렸다. 현장의 특성과 영화계 관행 상 영화 스태프들은 근로기준법 혹은 특정 기준에 맞춰진 노동 환경을 누리기 어렵다. 이를 개선하는 방안 중 하나가 표준계약서의 도입이다.
윤 감독은 이날 대기업 수직계열화와 스크린 독과점 등 고질적인 한국 영화계의 문제가 화두로 떠오르자 "근본적 베이스에는 소득이 한 쪽에 편향되어 있다는 것이고, 이것이 수정돼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알렸다.
이어 "공산주의 시스템처럼 모두 나눈다는 것은 아니지만 약자 편에서도 일정 부분 불만이 덜 나올 수 있게 해야 할듯하다"며 "영화 일을 해서도 돈을 벌 수 있게, 영화 일을 평생 직업으로 해 살아갈 수 있게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윤제균 감독에 따르면 표준 계약서를 통해 고용한 이전과 이후, 스태프들의 수입은 확연히 달랐다.
그는 "감독 뿐 아니라 제작자도 스태프도 배우들도, 그 밑에 있는 식구들이 직업으로 평생 삼을 만한 일이 되려면 표준계약서를 도입해야 한다"며 "할리우드에선 예전부터 쓰였지만, 이것을 '국제 시장'에서 해봤다. 하루 12시간 이하로 일하고 1주일에 한 번 쉬고 밤 늦게 일하면 야근 수당처럼 돈을 더 많이 준다"고 설명했다.
그는 "연출부, 스태프 막내들도 1년에 두 세 작품을 하면 월급으로 따져도 200~300만원, 많으면 300~400만 원을 가져갈 수 있을 것 같았다"며 "2~3년차가 되면 자신만 열심히 하면 500~600만 원도 가져갈 수 있을 것 같다"고 내다봤다.
한편 이날 행사에는 '실미도'의 제작자인 한맥문화 김형준 대표가 모더레이터를 맡고 '실미도' 감독 겸 제작자인 강우석, '태극기 휘날리며'의 감독 겸 제작자 강제규 , '왕의 남자' 감독이자 제작자인 이준익, '괴물'의 제작자인 청어람 최용배 대표, '해운대'의 감독인 JK필름 윤제균 대표, '광해, 왕이 된 남자'의 리얼라이즈픽쳐스 원동연 대표, '7번방의 선물' 화인웍스 김민기 대표, '변호인' 위더스필름 최재원 대표, '명량'의 감독 겸 제작자 김한민이 참석했다.
조이뉴스24 부산=권혜림기자 lima@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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