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인천 아시안게임 금메달 영광을 등에 업은 2014~2015 프로농구가 11일 개막한다. 인기가 시들해지고 있던 프로농구에 12년 만의 아시안게임 금메달은 호재 중 호재다.
각 구단 중심 자원들의 활약은 새 시즌 프로농구를 즐기는 중요한 관전포인트 중 하나다. 특히 올 시즌에는 높이 싸움이 중요해질 전망이다. 하승진(전주 KCC)이 공익근무요원 복무를 끝내고 돌아왔고 신예 김종규(창원 LG)의 성장에 각 팀이 자랑하는 키플레이어들이 건재하기 때문이다.
221㎝ 하승진의 존재는 전주 KCC에는 든든한 힘이다. 가드 김민구가 음주 교통사고로 이탈한 상황에서 높이가 확실한 하승진이 골밑에서 버텨주면 타일러 윌커슨, 드션 심스 등 외국인 자원들을 포워드로 이동시킬 수 있다. 이들의 다양한 활용법으로 상대를 곤혹스럽게 만들기에 충분하다.
하승진 스스로도 프로농구 개막을 애타게 기다렸다. 그는 "그동안 농구에 굶주렸다. 맛있게 먹어 보겠다"라며 돌아온 코트에서 모든 혼을 불태우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공교롭게도 KCC의 개막전 상대는 창원 LG다. LG에는 207㎝의 김종규가 있다. 김종규는 아시안게임 이란과의 결승전에서 미국 프로농구(NBA) 출신 하메드 하다디 앞에서 호쾌한 덩크슛을 꽂아넣는 등 자신감 있는 경기력을 보여줬다.
김종규는 신인이었던 지난해 LG를 정규리그 1위로 이끄는 등 패기 넘치는 모습을 보여줬다. 빅맨으로 외곽슛 능력까지 갖췄다. 2년차이지만 무서운 것은 하나도 없다. 김종규도 하승진과의 만남을 기대하고 있다. 그는 "굉장히 키도 크고 높이가 좋은 형이다. 힘도 좋다. 내가 1대1로 막을 수 없다. 조직적인 수비를 해야 한다"라며 경계심을 숨기지 않았다.
그래도 마음은 조금 편하다. 김종규를 도와주는 '타짜' 문태종의 존재감 때문이다. 문태종은 우리나이로 마흔 살이다. 올 시즌 프로농구 최고령이다. 체력적인 문제가 우려될 수 있지만 득점력이 좋다. 아시안게임 필리핀과의 8강 리그에서 38득점을 퍼부은 것에서도 알 수 있듯이 승부처에서 특히 강하다.
문태종은 아시안게임 금메달로 자존감이 높아진 상태다. 여름 내내 대표팀에 차출되어 있어 소속팀 훈련을 제대로 하지 못한 것이 변수로 꼽히지만 대부분이 아는 선수들이라 큰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사실상 마지막 국가대표로 활약했던 김주성(원주 동부)의 활약도 볼거리다. 김주성은 성치 않은 몸으로도 아시안게임에서 노장의 힘을 보여줬다. 지난 두 시즌 팀내 불미스러운 일로 힘든 시간을 보냈지만 안정을 찾으면서 조용한 리더십을 발휘할 준비를 마쳤다.
김주성은 체력 문제로 풀타임 소화보다는 25분 내외로 뛸 예정이다. 윤호영과 데이비드 사이먼, 앤서니 리처드슨을 잘 이끌면 쓰러졌던 동부를 바로 세울 수 있을 전망이다.
부산 KT는 슈터 조성민의 손끝을 기대한다. 조성민은 KT의 키플레이어다. 올 시즌에도 조성민이 정확도 높은 슛을 꽂아줘야 경기를 쉽게 운영할 수 있다. KT의 통신사 라이벌 서울 SK는 돌파력 좋은 김선형의 능력에 기댄다.
이 외에 디펜딩 챔피언 울산 모비스는 가드 양동근이 유재학 감독의 조직력 농구를 이끈다. 군 복무 중 금메달을 따 병역혜택을 얻고 이른 팀 복귀를 하게 된 오세근이 안양 KGC를 어떻게 이끌지도 지켜봐야 한다.
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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