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숙기자] 스포트라이트는 없었지만 묵묵히 길을 걸어왔다. 화려하지 않아도 자신의 자리에서는 충분히 빛났다. SK 이재원, 조동화, 김성현, 이명기에게 생애 첫 100안타 달성은 뜻깊은 기록이다.
이재원은 올 시즌 SK의 '히트상품'이다. 8월까지 리그 타율 1위를 달리면서 4할 타율에 근접하기도 했다. 포수 수비를 소화하느라 점차 체력이 떨어지는 바람에 타격왕 경쟁에서는 멀어졌다. 그러나 이재원의 개인 기록만 놓고 보면 나무랄 데 없는 시즌이었다.
2006년 입단한 이재원은 올 시즌 처음으로 풀타임을 소화했다. 타격 능력은 인정받았지만 지난해까지는 대타 요원 정도의 인식이 강했다. 하지만 올 시즌 정상호와 함께 주전 포수로 나서면서 기량이 몰라보게 늘었다. 지난해 57안타를 기록했던 이재원은 올 시즌 135안타(이하 기록은 14일 현재)로 부쩍 성장했다. 데뷔 첫 100안타 돌파다. 이는 박정권(138안타)에 이어 팀 내 2위 기록이다.
조동화는 프로 14년 만에 처음 100안타 고지에 올랐다. 2001년 SK에 입단한 조동화는 그동안 성적으로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다. 지난해 최다 85안타, 52득점을 올렸다. 그러나 수치로 드러나지 않는 수비와 주루 플레이 등에서 조동화의 가치는 이미 높이 평가받고 있다.
올 시즌은 성적도 만족스럽다. 조동화는 122경기에 출전해 타율 2할6푼1리 73득점 35도루로 데뷔 후 최고 성적을 냈다. 112안타를 때리면서 멀어만 보였던 100안타 고지도 밟았다. 조동화는 10월 들어 치른 7경기에서 매 경기 안타를 때리며 팀의 4강 경쟁에 힘을 보태고 있다.
김성현의 활약은 기대 이상이었다. 김성현 역시 올 시즌 119경기에 출전하면서 2006년 데뷔 후 처음으로 100경기 출전을 넘겼다. 더불어 100안타도 돌파했다. 김성현의 현재 성적은 388타수 111안타 타율 2할8푼6리 43타점 72득점이다.
SK 내야의 핵심인 박진만이 시즌 초 부상을 당하면서 김성현이 주전 유격수로 발돋움했다. 수비뿐 아니라 타격에도 눈을 떴다. 100안타는 김성현의 성장을 대변하는 수치다.
또 한 명의 선수가 100안타를 바라보고 있다. SK의 톱타자로 자리매김한 이명기다. 2008년부터 1군 무대를 밟은 이명기는 지난해까지 40경기 출장이 전부였다. 지난해 가능성을 보여줬지만 발목 부상을 당하면서 재활에 매달렸다.
올 시즌은 272타수 99안타 타율 3할6푼4리 27타점 51득점을 기록하면서 후회 없이 방망이를 휘두르고 있다. 이명기는 7월 27일 넥센전부터 9월 13일 NC전까지 28경기 연속 안타를 때려 역대 연속 경기 안타 공동 3위에 오르기도 했다.
100안타에 단 1개만 남겨두고 있는 그는 10월 들어 치른 7경기 중 4경기에서 멀티히트를 기록했을 정도로 타격감이 좋다. 이명기의 생애 첫 100안타 달성도 눈앞이다.
시즌 중반 팀 성적이 바닥을 쳤을 때도 SK 팀 타격은 크게 떨어지지 않았다. 이재원이 잠잠해지면 박정권과 김강민이 해결사로 나섰다. 조동화, 김성현, 이명기는 꾸준했다. 막판 4강 경쟁뿐 아니라 미래의 SK를 이끌 재목이 올 시즌 한꺼번에 빛을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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