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수원 삼성 서정원 감독의 공격 지론은 측면에서 시작해 슛으로 마무리짓는 것이다. 측면의 힘이 있어야 상대 수비를 허물어트리고 골 찬스로 쉽게 이어진다는 뜻이다.
측면에서 중앙으로 연결하는 크로스나 패스를 통한 공격은 상대 수비를 무력화시키기에 그만이다. 때문에 수원의 전방 공격진은 좌우로 넓게 움직이며 골을 노린다.
수원은 측면 공격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30라운드 FC서울전에서는 염기훈이 왼쪽 측면에서 연결한 볼을 로저가 결승골로 연결하며 1-0으로 승리했다. 31라운드 전남 드래곤즈전에서도 종료직전 산토스의 결승골이 김두현의 왼쪽 측면 패스로 나왔다.
19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수원-성남FC의 K리그 클래식 33라운드에서는 측면 공격의 무서움이 어느 정도인지 확인할 수 있었다. 수원은 염기훈과 서정진을 좌우 날개로 배치하면서 좌우 풀백 홍철, 오범석에게도 적극적인 공격 가담을 요구했다.
자칫 위험할 수 있는 전술이었다 성남의 좌우 날개 김동희와 김태환의 무기는 돌파다. 역습에 능하다는 이야기다. 공격에 치중하다 조금이라도 수비가 허술해지면 단번에 뚫릴 수 있다.
그러나 서정원 감독은 집요하게 측면을 노렸다. 결과는 성공이었다. 전반 2분 김두현의 선제 헤딩골은 홍철의 날카로운 왼쪽 측면 가로지르기가 한 몫 했다. 이 볼을 수비진이 제대로 걷어내지 못한 것을 골키퍼 박준혁이 펀칭했지만 김두현 앞으로 흘러가며 골이 됐다.
측면으로 벌려 중앙으로 최종 연결하는 수원의 공격 방식은 계속됐다. 후반 36분 정대세의 골 역시 홍철의 왼쪽 측면 가로지르기가 만든 것이다. 이상호의 헤딩이 골키퍼에 맞고 나온 것을 정대세가 골로 연결했다. 두 골이 들어간 방식이 똑같았지만 상대로서는 알고도 막을 수 없는 것이었다.
무엇보다 이날 수원 공격에서는 보이지 않는 도움을 해낸 홍철의 역할이 컸다. 홍철은 왼발 가로지기를 쉼없이 해냈다. 서정원 감독은 "대표팀에 다녀온 뒤 더 준비하는 자세가 보인다. 튀지 않으려 하는 것이다"라며 대표팀 경험이 홍철의 플레이에 영향을 끼친 것 같다고 말했다.
승리를 눈앞에 뒀던 수원은 후반 추가시간 수비진의 호흡 불일치로 성남 세르베르 제파로프에게 실점하며 2-2로 비기기는 했지만 측면 공격의 효과를 톡톡히 봤다.
조이뉴스24 수원=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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