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창과 방패의 겨루기에서 견고한 방패가 이겼다.
성남FC가 22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4 하나은행 FA컵 4강 전북과의 경기에서 연장 120분까지 0-0 무승부를 거둔 뒤 승부차기에서 5-4로 승리하며 힘겹게 결승 진출에 성공했다. 결승 티켓을 받은 성남은 상주 상무를 1-0으로 꺾은 FC서울과 오는 11월 2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우승을 놓고 겨루게 됐다. K리그 클래식 1위를 달리고 있는 전북은 아쉽게 2관왕 꿈이 수포로 돌아갔다.
전반은 전북이 공격을 주도하고 성남이 역습으로 맞서는 흐름이 계속됐다. 성남은 지난 19일 수원 삼성과의 K리그 클래식 32라운드에서 역습으로 재미를 보며 2-2로 비겼던 것을 떠올리게 하듯 최대한 물러섰다가 한 번에 침투하며 전북의 골문을 노렸다.
양 팀은 전반에 딱 한 번씩 위협적인 기회를 주고 받았다. 성남이 6분 김철호의 슈팅으로 골문에 경고를 가하자 전북도 25분 정혁의 오버헤드킥 슛으로 맞섰다. 이후 전북은 시종일관 성남 골문을 향해 파고들었지만 성남의 육탄방어로 애를 먹으며 전반을 끝냈다.
후반 2분 전북 이승기가 좋은 기회를 얻었다. 이동국이 연결한 패스를 받은 정혁이 엔드라인에서 어렵게 골지역 정면으로 패스를 했고 이승기가 넘어지며 오른발 슈팅을 했다. 볼은 골키퍼 박준혁의 품에 안겼다.
더 이상 안되겠다 싶었던지 전북 최강희 감독은 후반 10분 승부수를 던졌다. 이승현과 정혁을 빼고 카이오와 레오나르도를 투입했다. 이동국과 카이오 투톱을 세우고 레오나르도의 폭발적인 스피드를 이용하려는 심산이었다.
효과는 조금씩 나타났다. 13분 이동국이 이승기의 가로지르기를 받아 장기인 오른발 발리 슈팅으로 성남 수비에 애를 먹였다. 21분에는 왼발 발리 슈팅으로 다시 한 번 골문을 조준했다.
그렇지만 골은 좀처럼 터지지 않았다. 전북의 파상공세에도 성남은 일관되게 수비를 두껍게 세웠다. 34분 중앙 수비수 윤영선을 투입해 수비벽을 더욱 단단하게 세웠다. 전북은 추가시간 레오나르도의 슈팅이 크로스바에 맞고 나오는 불운을 겪었다.
승부는 연장전으로 향했다. 전북이 이동국의 두 차례 슈팅으로 골을 노렸지만 성남의 수비는 견고했다. 성남은 수비형 미드필더 김평래를 교체 투입하며 삼중벽을 세웠다.
결국, 잔인한 승부차기까지 가서 승패를 갈라야 했다. 전북의 선축으로 시작됐고 다섯 번째 키커에서 운명이 갈렸다. 전북 이승기의 킥이 허공으로 향한 반면 성남 박진포의 킥은 골문을 정확하게 통과했다. 성남의 5-4 승리였다.
조이뉴스24 전주=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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