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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소수정예' 넥센 불펜, LG에 전하는 메시지


조상우, 한현희, 손승락으로 경기 끝…앞서는 경기 확실히 잡기

[정명의기자] 포스트시즌에서는 10승투수 5명보다 15승투수 2명이 낫다는 말이 있다. 단기전, 짧은 기간 내 승부가 갈리는 시리즈에서는 숫자는 적어도 마운드의 확실힌 카드가 필요하다는 뜻이다.

이는 불펜에도 해당하는 말인 듯하다. 올 시즌 '최강 불펜'하면 떠오르는 팀은 LG다. LG는 불펜진 평균자책점 4.22로 이 부문 1위에 올랐다. 넥센은 5.27로 LG에 1점 이상 뒤진 5위. 불펜은 확실히 LG가 우위라는 것을 보여주는 수치다.

하지만 27일 열린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는 넥센이 LG와의 불펜 싸움에서 완승을 거뒀다. 소수정예의 힘이었다. 넥센은 조상우(2.2이닝), 손승락(1.2이닝), 한현희(0.1이닝)가 4.2이닝을 무실점으로 틀어막으며 6-3 역전 승리를 이끌었다. 반면 LG는 계투 등판했던 정찬헌이 대타 윤석민에게 역전 스리런포를 허용하며 뼈아픈 패배를 당했다.

사실 필승조만 놓고 보면 넥센의 불펜은 어느 구단에도 뒤지지 않는다. 구원왕 손승락, 홀드왕 한현희에 신예 조상우까지 3인방은 쉽게 리드를 빼앗기지 않는다. 손승락, 한현희, 조상우만 따로 계산한 평균자책점은 3.29로, LG에서 비슷한 역할을 맡고 있는 봉중근, 이동현, 신재웅의 평균자책점 3.17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

LG 불펜이 넥센에 확실한 우위를 보이는 것은 물량에서다. 봉중근, 이동현, 신재웅 외에도 필승조라고 할 수 있는 투수들이 많다. 이번 플레이오프 엔트리리를 살펴보면 유원상, 정찬헌, 임정우 등도 필승조 역할을 맡을 수 있다. 반면 넥센은 손승락, 한현희, 조상우 외 다른 투수들은 필승조 이미지가 옅다. 그러나 이 차이가 거꾸로 1차전 승패를 가르고 말았다.

염경엽 감독은 선발 소사가 1-3으로 뒤지던 5회초 추가 실점 위기를 맞자 과감히 조상우를 구원 투입시켰다. 조상우는 1사 1,3루의 위기에서 LG에서 가장 타격감이 좋은 이병규를 상대로 병살타를 유도해내며 이닝을 끝냈다. 이후 조상우는 7회초까지 LG 타선을 틀어막으며 역전의 발판을 놓았다.

반면 LG는 3-1로 앞서던 6회말, 선발 우규민이 선두타자 강정호에게 내야안타를 내준 뒤 강습타구로 부상을 당하자 정찬헌을 마운드에 올렸다. 정찬헌도 필승조라 할 수 있지만, 위기에서 가장 믿음직한 우완투수는 이동현이다. 그러나 아직 6회라는 점에서 양상문 감독은 정찬헌을 등판시켰고, 정찬헌은 역전 홈런을 맞고 경기 흐름을 내줬다.

경기 후 염경엽 감독은 조상우의 조기 등판에 대해 "앞쪽부터 막아내는 것을 원칙으로 투수 운용을 할 것"이라며 "내가 가진 카드가 그것밖에 없다"고 말했다. 위기를 맞으면 뒤를 생각하지 않고 가장 확실한 카드를 투입해 일단 불을 끄겠다는 뜻. '가진 카드가 그것밖에 없다'는 말은 한정된 불펜 필승조를 의미한다.

반면 양상문 감독은 "이동현과 신재웅의 6회 투입은 고려하지 않았다"라며 "아쉬운 점은 6회말 우규민을 바로 내리고 정찬헌을 투입했어야 했던 것, 그리고 1사 2,3루에서 대타 윤석민이 대타로 나왔을 때 임정우를 투입했어야 하는 것이다. 그 두 가지 상황에서 결정을 내리지 못했고, 그것이 결국 패착이 됐다"고 설명했다.

설명에 따르면 양 감독은 6회말 위기를 어떻게 해서든 정찬헌, 임정우로 막아볼 생각이었던 것 같다. 6회말은 아직 리드를 잡고 있던 시점. 결국 정찬헌과 임정우 역시 리드 상황에서 투입할 수 있는 필승조라는 뜻이다. 이동현과 신재웅에게는 7~8회를 맡기려 했다는 계산이 나온다.

하지만 구위와 올 시즌 성적, 등판 상황 등을 고려할 때 정찬헌과 임정우보다는 이동현과 신재웅이 위기를 넘길 확률이 높다. 꺼내들 수 있는 카드가 많아 수적으로 앞서는 불펜 상황, 위기 이후까지 고려한 결정이 결국 역전패로 이어진 셈이다.

넥센은 눈 앞의 위기를 넘기기 위해 지고 있는 상황에서도 가장 믿음직한 불펜 카드를 꺼내들었다. 반대로 LG는 다음 수까지 내다보며 이기고 있는 상황에서 첫 번째 카드를 아끼고 2~3번째 카드를 펼쳐보였다. 양 팀 사령탑의 상반된 불펜 운용이 전혀 다른 결과를 불러왔다.

조이뉴스24 정명의기자 doctorj@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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