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K리그가 본격적인 스플릿 라운드에 돌입한다. 그룹A의 우승과 아시아축구연맹(AFC) 출전권 확보 경쟁 못지않게 그룹B의 강등 피하기 전쟁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특히 챌린지(2부리그) 구단들은 클래식에서 강등될 두 팀이 누가 될 것인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번 시즌 상위권에서 밀려나 내년 시즌 승격을 목표로 뛸 계획을 세운 팀들의 경우 더욱 초초하게 클래식 강등 전쟁을 지켜보고 있다.
클래식은 그룹B(7~12위)의 1위를 달리고 있는 전남 드래곤즈(승점 45점)가 사실상 강등을 면했고 인천 유나이티드)(37점)도 조금의 여유가 있다. 9~12를 형성하고 있는 부산 아이파크(33점), 성남FC(31점), 경남FC(31점), 상주 상무(29점)가 치열한 생존 싸움을 벌이고 있다.
챌린지 구단들은 특히 군팀 상주의 행보를 지켜보고 있다. 상주는 지난해 강원FC와의 승강 플레이오프에서 승리하며 이번 시즌 클래식으로 승격했다. 지난해 챌린지에서는 압도적인 전력이었다. 승점 77점에 단 4패만을 기록하며 손쉽게 1위를 차지했다. 2위 경찰축구단(64점)과는 13점 차이나 됐다.
3위 광주FC(53점)과는 무려 24점 차이였다. 군팀이라는 특수성에 이근호, 이호, 이재성 등 주요 특급 선수들을 앞세운 결과였다. 챌린지에서 독주를 했다는 표현이 딱 맞다.
상주가 한 시즌만에 다시 강등이 된다면 챌린지 구단들 입장에서는 반가운 일이 아니다. 올해도 상주는 이용(울산 현대), 이승기(전북 현대), 박진포(성남FC) 등 주요 자원들이 서류 전형에서 합격해 입대를 앞두고 있다. 이들은 큰 무리가 없으면 최종 합격을 할 것으로 보인다. 챌린지로 떨어지더라도 특급 자원들로 다시 한 번 리그를 호령할 수 있는 팀이다.
챌린지 구단들이 생각하는 최악의 시나리오는 상주, 안산 경찰청의 양강 체제가 다시 만들어지는 것이다. 올 시즌 챌린지에서는 1위 대전 시티즌(63점)이 승격 8부 능선을 넘었다. 대전이 자동 승격을 하고 2~4위가 플레이오프를 벌여 클래식 11위와 승강PO로 승격 여부를 가린다.
2위는 안산이 유력하다. 1경기를 덜 치르고 승점 54점이다. 그 뒤를 FC안양(49점), 강원(48점), 광주(47점), 수원FC(45점), 대구FC(43점)가 플레이오프 진출권인 4위 이내에 들기 위해 치열한 진입 경쟁을 벌이고 있다.
플레이오프에서 안산이 살아남은 뒤 클래식 11위와의 승부에서 이겨서 승격한다면 이는 지난 시즌 상주가 올라갔던 것과 다를 바 없다. 사실상 팀명만 바뀌는 것일 뿐 군경팀의 강세가 계속되는 것다.
챌린지 한 구단 관계자는 "만약 상주가 강등되고 안산이 PO에 실패해 남게 된다면 내년 시즌 기존의 챌린지 구단들에게는 그야말로 재앙이라고 보면 된다. 승격 싸움에서 (군경팀에) 절대적으로 열세다. 재정적으로 열악한 상황에서 클래식 승격이 그나마 한가닥 희망인데 더욱 어려워진다"라고 고민을 토로했다.
다른 구단 고위 관계자도 비슷한 의견이다. 이 관계자는 "대전은 기존 클래식에서 뛰던 구단이니 승격을 해도 큰 충격은 없다. 문제는 챌린지에서 시작해 승격을 바라고 뛰는 구단들이다. 이들이 객관적인 전력에서 앞서는 상주 또는 안산에 막혀 버린다면 재정 지원을 하는 시 입장에서는 관심을 줄이기에 충분한 요인이지 않느냐"라고 고충을 털어놓았다.
물론 플레이오프에서 안양, 광주 등 다른 구단들이 승리해 승강 PO에 나설 가능성도 얼마든지 있다. 상주가 클래식 강등권에서 벗어나 다른 구단들이 이들과 승강 PO를 치를 수도 있다. 그러나 최근 안양을 비롯한 일부 시민 구단들이 재정 문제로 고민스러운 상황에서 덜컥 승격을 해버리면 또 다른 문제를 야기할 수도 있다. 준비되지 않은 승격팀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이래저래 복잡한 구도의 승격, 강등 전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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