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용재기자] K리그 클래식 최강팀 전북 현대의 '트레이드마크'는 '닥공(닥치고 공격)'이다.
상대가 누구든지 상관이 없었다. 전북은 언제나 K리그 최강의 공격력을 자랑했다. 올 시즌 53골을 넣은 전북, K리그 클래식 팀 중 유일하게 50골 이상을 넣은 팀이 전북이다. 전북 닥공의 위력과 영향력을 느낄 수 있는 부분이다.
닥공으로 상징되는 전북이 수비축구를 한다? 상상할 수 없는 일이다. 최강 전북이 움츠려든다는 것은 이해하기 힘든 장면이다. 그런데 이런 일이 현실이 됐다. 닥공 전북이 수비축구를 들고 나온 것이다.
2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펼쳐진 K리그 클래식 34라운드 FC서울과 전북의 경기에서 전북은 수비축구를 선보였다. 그 결정적 장면은 스리백이다. 전북을 올 시즌 처음으로 스리백을 들고 경기에 나선 것이다.
윌킨슨-최보경-김기희가 스리백을 섰고, 윙백으로 최철순과 이재명이 나섰다. 레오나르도, 한교원 등 전북의 핵심 공격 자원은 대기 명단으로 빠졌다. 전북은 공격 보다는 수비에 초점을 맞췄다. 그리고 역습에 집중했다. 보기 힘든 장면, 상상하기 쉽지 않은 장면이 등장한 것이다.
그렇다면 닥공 전북이 왜 스리백을 들고 나왔을까. 상대가 서울이었기 때문이다. 최근 전북은 서울 징크스에 시달리고 있다. 전북은 최근 서울전 6경기 연속 무승 행진(4무2패)을 달리고 있다. 올 시즌만 해도 2무1패로 서울전에 승리가 없다. 올 시즌 압도적 리그 1위를 달리고 있는 전북이 승리를 거두지 못한 팀은 서울뿐이다. 게다가 최강희 전북 감독은 최용수 서울 감독과의 대결에서 단 한 번도 승리하지 못했다.
그렇기에 최강희 감독이 최용수 감독을 잡기 위해 승부수를 든 것이다. 그 승부수가 스리백이었다. 즉, 서울과 같은 전술로 맞불을 놓겠다는 의지였다. 서울의 주력 전술은 스리백이다. 이 스리백에 전북은 고전했다. 수비에 집중하는 서울에 끌려가야만 했다. 그래서 전북은 서울과 같은 전술로 서울을 당황하게 하면서, 서울이 하는 것과 같은 방법으로 서울을 괴롭히려는 의도가 숨어있다.
경기 전 만난 최강희 감독은 "서울과 만나면 우리가 고전했다. 이유는 서울이 우리를 만날 때 이기려는 의지 보다 지지 않으려는 의지가 더 보였다. 그래서 우리가 공격적으로 이기려다보니 수비적인 서울에 고전할 수밖에 없었다. 최용수 감독은 별명을 독수리에서 여우로 바꿔야 한다. 그래서 우리도 이제 서울을 만날 때 다른 전술, 다른 방법으로 하려고 한다"며 스리백을 시도한 이유를 밝혔다.
닥공 전북표 스리백은 전반에 완벽했다. 서울에 이렇다 할 기회를 주지 않고 무실점으로 틀어막았다. 후반에도 전북의 스리백은 이어졌다. 그리고 여전히 전북의 수비는 단단했다. 서울의 공격을 모두 막아냈다.
후반 37분 전북은 공격의 핵심 자원인 레오나르도를 투입시키며 공격적인 시도를 했지만 스리백은 유지시켰다. 레오나르도가 나섰지만 수비 의지는 변하지 않은 것이다. 전북은 무실점으로 경기를 마쳤다. 수비적인 전술을 들고 나와 실점하지 않은 전북. 그리고 골을 넣었다.
경기 종료 직전 카이오가 극적인 결승골을 터뜨린 것이다. 수비에 집중하다 한 방을 노렸던 전북의 전략이 완벽히 먹혀 들어간 것이다. 이번 승리로 전북은 21승8무5패, 승점 71점을 기록했다. 전북은 앞으로 1승만 더 하면 조기 우승이 확정된다.
조이뉴스24 상암=최용재기자 indig80@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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