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용재기자] 박주영(알 샤밥)이 지난 2014 브라질 월드컵 이후 처음으로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에 발탁됐다.
울리 슈틸리케 축구대표팀 감독은 오는 14일 요르단, 18일 이란과의 중동 2연전에 나설 국가대표팀 명단 22명 속에 박주영을 포함시켰다. 박주영이 대표팀에 발탁되자 또 다시 이에 대한 찬반 논쟁이 뜨겁다. 슈틸리케 감독 역시 "박주영 찬반논란이 뜨거운 것으로 알고 있다"며 쉽지 않은 선택이었음을 밝혔다.
박주영의 대표팀 발탁을 반대하는 결정적 이유는 지난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의 처절한 실패였다. 박주영은 한국 대표팀 최전방 공격수로 2경기에서 나서 슈팅 1개에 그쳤다. 월드컵이라는 최고의 대회에서 전혀 제 몫을 못한 공격수를 다시 대표팀에 부르는 것에 반대표를 던지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반대는 억지에 가깝다. 박주영의 대표팀 발탁 배경을 제대로 봐야 한다. 브라질 월드컵에서 박주영은 실패를 했다. 그런데 사실상 박주영의 잘못보다 홍명보 월드컵대표팀 감독의 잘못된 판단이 더 컸다.
당시 박주영은 소속팀에서 경기를 나서지 못하고 있던 상태였다. 몸상태, 경기 감각 등이 떨어져 있을 수밖에 없었다. 조기 입국해 따로 훈련을 받으면서까지 감각을 끌어올리려 했지만 실패로 끝났다. 예고된 실패였다. 소속팀 경기에 나서지 못한 선수를 최전방 공격수로 믿고 쓴 감독 탓이 더 큰 이유다.
그런데 이번에는 다르다. 박주영은 무적 신세를 접고 사우디아라비아리그 알 샤밥에 입단했다. 데뷔전에서 데뷔골을 넣었고, 3경기에 출전했는데 최근 경기에서는 풀타임을 뛰며 사우디아라비아리그에 적응하고 있다. 소속팀에서 경기를 뛴다면 박주영은 언제든지 대표팀에 다시 올 수 있는 기회를 품고 있는 것이다.
무적 신세로 지내다 새로운 팀을 찾아 고작 3경기를 뛴 것으로 대표팀에 발탁됐다며, 반대하는 이들도 있다. 물론 대표팀에 다시 들어올 만큼, 그 선수의 상태를 정확히 판단할 수 있는 정도의 충분한 경기수는 아니다. 그래도 슈틸리케 감독은 박주영을 뽑았다.
왜? 현 대표팀에 공격수 자원이 없기 때문이다. 이동국(전북 현대), 김신욱(울산 현대)이 부상으로 시즌 아웃 판정을 받았다. 지금 상황으로서는 이동국과 김신욱이 내년 1월 열리는 아시안컵에 나서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이런 상황에서 감독이라면 당연히 새로운 옵션을 찾아 실험하면서 준비를 해야 한다. 마냥 이동국, 김신욱의 부상 회복을 기다릴 수는 없는 일이다.
그런데 왜 하고 많은 공격수 중에 박주영일까. 답은 간단하다. 박주영이기 때문이다.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으로서 박주영을 한 번 실험해보고 싶지 않은 감독이 과연 있을까. 박주영은 지난 3번의 월드컵에서 모두 백넘버 10번을 달고 나선 한국의 간판 공격수다.
물론 과거지만 그의 활약상을 알고 있고, 기본적인 기량을 갖춘 그가 다시 그 때의 활약을 보여줄 수 있다는 기대감은 어떤 감독이든 가질 수밖에 없다. 같은 3경기를 뛰어도 박주영이 뛴 것과 다른 선수들이 뛴 것과는 무게감이 다를 수밖에 없다.
즉 어떤 대표팀 감독이 와도 박주영이라는 선수는 한 번은 거쳐 가야만 하는 과정인 셈이다. 그만큼 박주영은 한국 축구에서 큰 영향력을 발휘했던 선수였다. 박주영이 가진 능력을 부정할 수 없는 것도 사실이다. 슈틸리케 감독도 이런 과정을 거쳐 가려는 것이다. 슈틸리케 감독이 내년 1월 아시안컵 이전에 박주영을 직접 보고 평가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가 이번달 A매치 중동 2연전이다.
박주영을 대표로 뽑았으니, 이제 간단한 일만 남았다. 슈틸리케 감독이 지켜보는 가운데 시험을 치르면 되는 것이다. 박주영이 좋은 모습을 보이면 2015 호주 아시안컵 대표팀에 뽑힐 수 있는 것이고, 아니면 못 뽑히는 것이다. 너무 간단하다. 박주영이 살아나 한국대표팀 공격에 힘을 보탠다면 긍정적인 일이고, 박주영이 부활하지 못한다면 어쩔 수 없는 일이다. 박주영도 아시안컵 최종엔트리 경쟁자 중 한 명일 뿐이다. 더 이상 특혜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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