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숙기자] 염경엽 넥센 감독은 "속이 상해서 두 시간밖에 못 잤다"면서 웃었다. 그러나 미소 속에 묻어난 아쉬움은 지울 수 없었다.
넥센은 7일 홈에서 열린 삼성과의 한국시리즈 3차전에서 역전패를 당했다. 5회말 로티노의 솔로 홈런이 터져 1-0으로 앞섰으나 8회 이승엽의 빗맞은 안타로 동점을 허용한 뒤 9회 박한이에게 역전 투런포를 맞고 고개를 숙였다.
4일 4차전을 앞두고 염 감독은 "경기를 다시 봤다. 리드를 끝까지 지켜내는 게 감독의 일이다. 빈틈을 보였고, 부족했기 때문에 진 것이다. 수비 실수와 투수 교체 등도 벤치에서 잘못한 것"이라면서 자책했다.
선수를 탓하지는 않았다. 넥센은 8회 실책성 수비 때문에 동점을 내주고 추격을 허용했다. 염 감독은 "30m를 뛰어와서 뜬공 타구를 잡기가 쉬운 일이 아니다. 이택근이 못 잡았다고 지적하기는 힘든 공이었다. 강정호의 실수도 아니다"라고 선수들을 감쌌다.
염 감독은 "주루코치가 매일 직선 타구를 조심하라고 한다. 선수들이 몰라서 이야기하는 게 아니다. 주의를 시키는 거다. 어제 2아웃이니 플라이를 생각하라고 신호를 줬어야 했는데, 투수에 집중하다 보니 내가 놓쳤다"고 덧붙였다.
1-1로 맞선 9회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등판한 한현희는 나바로를 볼넷으로 출루시킨 뒤 박한이에게 중월 역전 투런포를 맞았다. 염 감독은 질책보다 격려를 택했다. 염 감독은 "한현희 덕분에 여기까지 왔다"면서 역시 선수의 어깨를 다독였다.
터지지 않는 팀 방망이도 아쉽다. 한국시리즈 들어 강정호가 타율 1할(10타수 1안타), 박병호가 1할1푼1리(9타수 1안타), 서건창이 8푼3리(12타수 1안타), 이택근이 1할8푼2리(11타수 2안타)로 핵심 타자들이 부진을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염 감독은 "포스트시즌을 준비하면서 공격에 초점을 맞추지 않았다. 단기전은 지켜내는 게 첫 번째"라면서 "선수들이 못했다고 말할 수 없다. 여기까지 온 것은 선수들의 활약 덕분이다. 정규시즌의 성적이 없었다면 여기까지 올 수도 없었다"고 선수들의 공을 앞세웠다.
넥센은 1차전 승리 후 2, 3차전을 내주면서 시리즈 전적 1승 2패로 밀렸다. 염 감독은 "선수들에게 4패를 당하는 9회말 3아웃이 되기 전까지는 포기하지 말자고 말했다. 4승이나 4패를 할 때까지 최선을 다하는 게 우리가 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조이뉴스24 목동=한상숙기자 sky@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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