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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10년]'친구' 인터뷰…슈주 강인·SK 나주환 "어떻게 친해졌냐고요?"①


6년 전 식사 자리서 만나…"남한산성 백숙 먹으며 놀아요"

[한상숙기자] "나는 84. 강인이는 빠른 85인데 내가 친구로 끼워준 거지."(나주환)

"야, 네가 끼워준 게 아니라 내가 친구 해준 거지."(강인)

6년이 흘렀지만 아직도 '호적정리'가 안 된 두 남자. 강인(슈퍼주니어)은 나주환(SK 와이번스)을 보자마자 "채빈이는 잘 지내느냐"며 조카의 안부부터 물었다.

우연한 만남에서 둘은 인생을 함께할 친구를 얻었다. 흔하디 흔한 야구선수와 연예인의 친분과는 거리가 멀다. 강인은 "(나)주환이는 나에게 4번타자 같은 존재"라고 했다. 나주환은 "세계를 돌아다니는 네가 부럽다"면서도 "무엇보다 건강이 가장 중요하다"며 친구를 살뜰하게 챙겼다. 도대체 둘은 어떻게 친해진 것일까. 창간 10년을 맞은 조이뉴스24가 특별한 인연의 강인과 나주환을 10월의 마지막 날에 만나봤다. 그런데 둘의 첫 만남부터 궁금했다.

- 둘의 친분은 상상이 안 되는데, 어떻게 친해진 거예요?

강인 "우연히 만났죠. 아는 분들과 식사를 하게 됐는데 그 자리에서 주환이를 만났어요. 워낙 스포츠를 좋아해서 마냥 신기했어요. 알고 보니 SK 서울 원정 숙소가 본가 근처더라고요. 식사를 마치고 제가 호텔까지 태워다주면서 친해졌죠."

- 주변에서도 의외의 인맥이라고 할 것 같은데.

주환 "서로 다른 분야라서 더 친해진 것 같아요. 분야는 다르지만, 얼굴이 알려졌다는 것은 같으니까. 서로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 많았죠. 그리고 입대 시기도 비슷했어요. 같이 힘든 일을 겪다 보니 애틋해진 것 같기도 하고."

강인 "둘 다 활동 없이 쉬는 게 불안한 직업이잖아요. 그리고 몸이 생명인 사람들이니까. 의지가 많이 됐죠. 휴가 나오는 날이면 주환이가 새벽부터 달려 나와 나를 기다려줬어요. 그 때 수신자부담 전화로 전화도 많이 했는데.(웃음)"

주환 "인이가 휴가를 나올 때마다 아침 일찍 데리러 갔어요. 군복을 입었으니 옷도 챙겨가고. 옷 갈아입히고, 해장국 먹으면서 그동안 못한 얘기도 하고. 그 때 재미있는 일이 참 많았고, 그러면서 정이 더 쌓였죠."

- 그럼 요즘에는 어떻게 만나요?

주환 "내가 수도권에서 경기를 하고, 인이가 스케줄이 없으면 무조건 만나요. 만나도 별거 없어요. 배고프면 밥 먹고, 인이가 치킨 사주고 그래요. 이미 SK 선수들 사이에서는 유명해요. 하도 자주 만나니까."

강인 "못 만나더라도 연락은 매일 해요. 그런데 내용이 거의 자기 자랑이에요. '야 나 1등 한 거 봤냐? 형이 이런 사람이다' 그러면 주환이는 '홈런 봤냐. 커브 넘기는 거 봤냐' 그러면서 서로 자랑해요.(웃음)"

- 그럼 오늘 만남은 얼마 만이에요?

강인 "얼마 안 됐어요. 일주일? 열흘? 시즌 마지막 경기 때 목동에 갔었으니까. 아, 그 날 너무 속상했어요. SK가 거의 외국인 선수 없이 한 시즌을 치른 거잖아요. 그게 너무 대단했어요. 특히 마지막 경기에서 졌을 때 정말 아쉽더라고요. 올해 SK의 경기는 정말 재미있었어요. 끝내기가 그렇게 많이 나오기가 어렵잖아요."

- 강인 씨도 야구를 좋아하나 봐요.

강인 "엄청나게 좋아해요. 사회인 야구도 하고. 원래는 한화 팬이었어요. 아버지가 빙그레 팬이셔서 자연스럽게 한화를 응원하게 됐죠. 주환이는 나에게 다시 야구의 즐거움을 일깨워준 사람이에요. (김)창렬이 형도요. 그래서 제대 후부터 '천하무적 야구단'에서 뛰고 있어요. 그리고 스케줄 없는 날 SK 경기가 수도권에서 열리면 무조건 보러 가죠."

주환 "캐치볼을 해봤는데 형편없어. 자기 말로는 야구단에서 없어서는 안 될 존재라고 하는데 형편없어."

- 단짝 느낌이에요.

주환 "인이를 만나면 정말 편해요. 야구를 좋아하니까 고민도 털어놓을 수 있고. 이제는 없어서는 안 될 존재? 같은 일을 하는 사람들끼리는 말 못하고 넘어가는 문제가 있잖아요. 그런데 우리는 같으면서도 다른 일을 하고 있으니 대화의 폭이 넓죠. 우리는 호불호가 갈리는 스타일인 것 같아요. 우리를 좋아하는 사람도, 싫어하는 사람도 있잖아요. 나나 강인이나 좋은 사람들 만나서 좋은 생각하자는 주의예요. 못하면 욕먹는 직업이니까. 감수하고 받아들이는 거죠. 그리고 손가락질하는 시선에 신경을 덜 쓰려고 하고."

강인 "다 내 마음을 알아준다면 정말 좋겠지만. 그럴 수 없어 안타깝죠. 마음이 맞는 친구가 있으니 됐다, 싶어요. 희한하게 우리는 처음부터 진짜 잘 맞았어요. 밝고, 농담도 잘하고, 장난도 심하고, 후배도 잘 괴롭히고. 그런 게 비슷해요."

주환 "괴롭히다니? 아, 그러고 보니 (이)명기가 한동안 인이 전화를 안 받았어요. 스윙 못 한다고 하도 놀려서. 아니 가수가 야구선수한테 그런 농담을 해도 돼?"

강인 "장난이지. 주환이 보면 폼 잡는 선배가 아니라, 정말 편한 선배거든요. 후배에게 필요한 이야기도 많이 해주고. 저도 가끔 어울리다 보니 워낙 편해져서.(웃음)"

- 마음을 터놓고 지내게 된 계기가 있나요.

주환 "원래 운동선수와 연예인이 많이 친하잖아요. 그런데 우리는 좀 달라요. 인이가 연예인 같았으면 우리 사이도 지금과는 달랐을 거예요. 우리는 반바지에 슬리퍼 신고, 모자 하나 푹 눌러쓰고 순댓국 먹으러 가요. 서로 갖추지 않고 정말 편하게. 길거리에서 보면 연예인인지도 모르고 그냥 지나갈 정도니까. 슈퍼주니어는 대단한 그룹이잖아요. 그런데 인이는 그냥 동네 친구 같아요. 바빠서 한동안 연락을 못 해도 갑자기 전화 걸어서 '오늘 만나자'고 할 수 있는 친구."

강인 "만나면 남한산성 가서 백숙 먹고. 계곡 물에 발 담그고. 주환이 딸내미 데리고 한강 가서 캐치볼하고 그래요."

주환 "그래서 좋아요. 나도 주위 시선을 신경 쓰는 스타일이 아닌데, 인이도 그래요. 오히려 연예인보다 일반인 친구들이 더 멋부리고 다니던데요.(웃음)"

<②편에 계속…>

조이뉴스24 한상숙기자 sky@joynews24.com 사진 박세완기자 park90900@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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