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한준기자] 넥센 히어로즈가 삼성 라이온즈와 치르고 있는 2014 한국시리즈에서 2승3패로 벼랑 끝에 몰렸다. 10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5차전에서 1-2로 역전패했기 때문이다. 이로써 삼성은 4연속 통합 우승에 1승만 남겨두게 됐다.
11일 역시 잠실에서 열리는 6차전은 두 팀 모두 물러설 수 없는 한판이다. 넥센은 어떻게 하든 승부를 다시 원점으로 돌려 12일 7차전까지 시리즈를 끌고가려 한다. 반면 삼성은 6차전에서 마무리를 지을 생각이다.
삼성이 6차전에서 끝내고 싶은 이유는 분명하다. 7차전까지 갈 경우 넥센은 4차전 승리투수인 앤드류 밴헤켄이 다시 한 번 선발 마운드에 오르기 때문이다. 밴헤켄은 지난 8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4차전서 눈부신 투구를 보였다. 그는 삼성 타선을 6회까지 퍼펙트 피칭으로 압도했다.
4차전을 3-9로 완패한 후 류중일 삼성 감독도 "철저하게 당했다. 다시 한 번 연구를 해봐야 한다"고 말할 정도로 밴헤켄의 구위는 삼성 타선을 거의 완벽하게 틀어막았다. 류 감독이 6차전에서 승부를 끝내려는 건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밴헤켄은 10일 5차전을 앞두고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7차전 선발 등판은 괜찮다"고 했다. 그는 "안 던질 수도 없지 않느냐"며 "그렇지만 오늘과 내일 경기에서 팀이 이겨 시리즈 우승을 차지했으면 좋겠다"고 웃었다.
5차전 결과는 밴헤켄을 비롯한 넥센 선수들이 바라던 대로 나오지 않았다. 9회말 2아웃까지 1-0으로 앞서가 승리를 눈앞에 뒀지만 최형우에게 2타점 끝내기 2루타를 맞고 경기를 그만 내주고 말았다.
넥센은 6차전에서 반드시 승부를 원점으로 만들고 7차전을 맞아야 한다. 물론 7차전까지 간다고 넥센이 이긴다는 보장은 없다. 1, 4차전에 나서며 사흘 휴식 후 등판 강행군을 하는 밴헤켄에게 부담이 갈 수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밴헤켄은 담담했다. 그는 "준비는 잘 되어 있다"고 말했다.
한편, 넥센이 가장 바라는 시나리오겠지만 7차전까지 승부를 끌고 간 다음 밴헤켄이 4차전과 같은 호투를 선보여 우승을 차지한다면 그는 시리즈 MVP(최우수선수)를 받을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밴헤켄은 동료의 이름을 언급했다. 바로 우익수 유한준이다.
밴헤켄은 "팀이 한국시리즈에서 우승을 한다면 MVP는 유한준이 받았으면 한다"며 "올 시즌 꾸준하게 활약했다. 그리고 플레이오프와 이번 한국시리즈에서도 공수에 걸쳐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타격 뿐만 아니라 외야 수비도 정말 잘해주고 있다"고 엄지 손가락을 치켜세웠다. 유한준은 5차전에서도 팀은 비록 역전패했지만 수 차례 그림같은 호수비로 삼성 공격의 맥을 끊어놓으며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밴헤켄은 삼성과 한국시리즈를 통해 팬들로부터 매디슨 범가너(샌프란시스코)와 비교되곤 한다. 밴헤켄과 같은 좌완인 범가너는 올해 캔자스시티와 치른 월드시리즈에서 샌프란시스코를 우승으로 이끈 일등공신이다. 밴헤켄은 "범가너와 비교는 재미있다"며 "그러나 내겐 과분한 칭찬"이라고 말했다.
밴헤켄은 한국시리즈 1, 4차전 두 경기에 나와 13이닝을 던지며 5피안타(2피홈런) 3실점했다. 1승에 탈삼진 10개 평균자책점 2.08로 넥센의 에이스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그가 '넥센의 범가너'가 될 기회가 돌아올지, 11일 열리는 6차전 결과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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