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의 몸' 김동주가 갈 수 있는 구단은?

[정명의기자] 김동주(38)가 두산 베어스를 떠났다. 현역 생활을 이어나가기 위해서다.

두산 구단은 지난 20일 김동주와 2015시즌 재계약을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두산이 은퇴와 함께 코치직을 제안했지만 김동주가 현역 연장에 대한 의지로 거절, 방출을 요청했다. 두산은 김동주의 뜻에 따랐다.

현역 생활 연장의 필수 조건은 뛸 수 있는 구단이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김동주를 원하는 구단이 없다면 더 이상 김동주의 플레이는 볼 수 없다. 한때 한국 프로야구를 대표하는 선수였지만, 최근 몇 년 간은 1군 무대에서 보여준 것이 없는 김동주다.

신생팀 kt와 김성근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한화가 김동주의 차기 행선지로 꼽히고 있다. 조범현 kt 감독과 김성근 한화 감독 모두 김동주의 현역 연장에 대해 긍정적인 생각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kt와 한화가 아닌 다른 구단에서도 김동주에 대한 필요성을 느끼고 있을 지 모른다.

김동주의 차기 행선지로 가장 유력한 곳은 역시 kt다. 신생팀이다보니 전력이 형님 구단들에 비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즉시 전력감 선수 한 명이 아쉬운 상황. 경험많은 김동주라면 전력에도 보탬이 되고, 선수단의 중심을 잡아줄 수도 있다.

물론, 김동주가 두산 시절 후배들을 이끄는 리더 스타일의 베테랑은 아니었다. 하지만 팀을 옮기고 본인 스스로 자세를 고쳐잡는다면 팀이 원하는 리더 역할을 못하라는 법도 없다. 지금까지 쌓아온 경력 자체만으로도 kt의 젊은 선수들에게는 본보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한화의 경우 포지션이 문제다. 국가대표 3루수 출신 김동주는 두산 말년에 1루로 포지션을 이동했다. 1루는 물론 3루 수비도 아직 가능하다. 하지만 한화에는 김동주의 포지션에 경쟁자들이 즐비하다. 1루에는 터줏대감 김태균, 3루에는 송광민과 김회성이 버티고 있다. 지명타자 자리도 최진행, 김태완 등 경쟁자가 많다.

김성근 감독은 포지션 중복은 크게 고려하지 않고 선수를 끌어모으는 스타일이다. 하지만 그런 점을 고려하더라도 김동주 스스로 기회가 부족한 한화보다는 좀 더 많이 뛸 수 있는 조건을 찾아나설 가능성이 높다. 물론, 영입을 제안하는 구단이 복수일 경우의 이야기다.

김동주는 올 시즌을 앞두고 명예회복을 위해 독하게 마음을 먹고 훈련에 매진했다. 살도 많이 뺀 상태로 올 시즌을 맞았다. 퓨처스리그에서는 4월까지 타율 4할4푼2리(52타수 23안타) 2홈런 13타점을 기록하며 불방망이를 휘둘렀다. 그러나 5월 이후 성적은 타율 1할7푼8리(56타수 10안타) 1홈런 5타점에 그쳤다.

동기부여만 된다면 아직 충분히 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1루가 약하거나 베테랑이 필요한 구단은 김동주에게 관심을 가질 만하다. 올 시즌 6억원이었던 연봉은 대폭 깎일 전망. 김동주는 연봉보다는 명예회복을 위한 기회를 더 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