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한준기자] 신치용 삼성화재 감독은 평소 선수들이 먹거리 문제에 많은 신경을 쓴다. 한창 정규시즌을 치르고 있을때는 '라면 금지령'을 내린다.
신 감독은 "팀 운동과 경기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이유를 들었다. 선수들은 시즌 중 경기가 끝나거나 훈련을 마친 뒤 배가 고프기 마련이다. 한창 운동을 할 때여서 칼로리 소비가 높고 젊은 나이 답게 식욕도 왕성하기 때문이다.
신 감독은 "주전부리가 당길 수도 있다"며 "선수들은 최상의 몸상태를 유지해야 한다. 라면을 포함해 군것질에 대해 단속을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규시즌 내내 긴장감을 유지해야 하지만 예외는 있다. 지난 11월 16일 삼성화재는 라이벌 현대캐피탈과 맞대결에서 이겼다. 경기가 끝난 뒤 선수들은 치킨에 맥주를 한잔하는 '치맥타임'을 갖기로 했다.
당시 군 입대가 예정됐던 박철우가 훈련소 입소를 앞두고 마지막으로 경기에 나섰다. 주장 고희진을 비롯해 외국인선수 레오까지 한목소리를 냈다.
그러나 이때 '치맥타임'은 마련되지 않았다. 천안에서 선수단 숙소가 있는 용인에 도착했는데 시간이 너무 늦어버렸다. 박철우는 결국 동료들과 회포를 풀지 못했다.
크리스마스였던 25일 삼성화재는 현대캐피탈과 다시 만났다. 경기 결과는 3-0 승리. 28일 우리카드와 경기가 잡혀있기 때문에 선수단은 용인으로 가지 않고 대전에 남았다. '치맥타임'이 가능한 시간이기도 했다.
한차례 뒤로 밀렸던 '치맥타임'은 이미 가졌다. 지난 15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OK 저축은행전이 끝난 뒤 용인 숙소로 와 자리를 마련했다. 당시 삼성화재는 풀세트 접전 끝에 2-3으로 OK저축은행에게 졌다.
신 감독은 "그날 경기 후 일주일 동안 휴식기가 잡혀있었다"며 "차라리 경기에 패한 뒤 선수들도 할 말이 더 많았을 거라고 봤다. 선수단 사이에 소통을 위해서라도 이때가 더 낫겠다는 생각도 들었다"고 말했다.
'치맥타임' 자리는 새벽 1시까지였다. 다음날 오전 운동 시간이 있었기 때문에 선수들 대부분은 숙소로 돌아갔다. 신 감독은 코칭스태프와 함께 자리를 지키며 맥주잔을 좀 더 기울였다. 그는 "그래도 선수 두 세명이 끝까지 버티고 있더라"며 껄껄 웃었다.
삼성화재 선수단의 '치맥타임'은 앞으로 한 번 더 있을 예정이다. 신 감독은 "4라운드 일정이 마무리되면 찾아오는 올스타전 휴식기 때 다시 자리를 마련해볼 생각"이라며 "아마도 정규시즌에서 마지막 '치맥타임'이 될 것 같아 의미가 있다"고 다시 한 번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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