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한준기자] 박병호(넥센 히어로즈)는 오는 16일부터 시작되는 스프링캠프를 기다리고 있다. 새 외국인타자인 브래드 스나이더가 훈련에 참가하기 때문이다.
스나이더는 지난 시즌 LG에서 뛰었는데 재계약을 하지 못했다. 넥센은 비니 로티노를 대신할 외국인 타자로 기량이 어느 정도 검증된 스나이더를 영입했다. 스나이더는 강정호가 메이저리그 진출에 성공할 경우 박병호와 함께 넥센 중심타선을 이끌어야 할 선수로 꼽힌다.
박병호는 "(강)정호 덕을 그동안 내가 많이 본 건 사실"이라고 했다. 2011시즌 도중 LG 트윈스에서 넥센으로 자리를 옮긴 박병호는 '미완의 기대주'라는 달갑잖은 꼬리표를 뗐다. 잠재된 장타력이 폭발하며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3시즌 연속 홈런왕을 차지했다.
박병호가 홈런 본능을 발휘하는 동안 한 방을 처낼 수 있는 강정호가 늘 함께 중심타선에 있었다. 상대 투수들은 이런 점 때문에 박병호에 대한 집중 견제를 할 수 없었다. 강정호가 넥센 타선에서 빠질 경우 박병호에 대한 견제는 심해질 가능성이 크다.
박병호는 "정호와 함께 뛴 효과는 분명히 있었다"고 했다. 그는 "정호가 메이저리그에 간다고 하면 5번 자리에 누가 들어올 지 아직 모른다"며 "(5번 타순의 장타력이 떨어진다고 해서) 이 부분을 변명이나 핑계로 삼지는 않겠다"고 말했다.
스나이더는 조쉬 벨의 대체 선수로 LG 유니폼을 입었다. 정규시즌에서는 타율 2할1푼 4홈런 17타점으로 기대 이하 성적을 냈다. 하지만 '가을야구'에선 두 얼굴의 사나이가 됐다.
스나이더는 NC 다이노스, 넥센을 상대로 각각 치른 준플레이오프와 플레이오프 8경기에서 타율 4할3푼3리 2홈런 6타점을 기록했다. LG와 재계약에 실패한 그를 넥센은 유심히 지켜봤다. 포스트시즌에서 활약도를 높게 평가한 것이다.
팀의 4번타자를 맡고 있고 리그를 대표하는 거포인 박병호에게는 또 다른 모습이 하나 더 있다. 바로 외국인선수 도우미다. 염경엽 넥센 감독도 "(박)병호가 팀에 온 외국인선수를 더 살갑게 대하고 잘 챙긴다"고 할 정도다.
1루수를 맡고 있는 박병호는 상대팀 외국인타자들이 1루에 출루할 때면 짧은 시간이지만 '친분'을 나눴다. 경기 중간 틈이 나면 말을 건네곤 했다. 스나이더도 마찬가지였다.
박병호는 "스나이더는 내가 영어를 잘하는 줄 알고 정말 진지하게 이야기하더라"며 "이 부분은 내가 부끄럽다"고 웃었다.
그는 "중심타선에서 함께 뛴다면 나 또한 기대하고 있다"며 "정말 친하게 지냈던 외국인선수가 팀을 떠났고 스나이더가 새 얼굴로 왔지만 영어도 배우고 같이 잘 지내고 싶다. 스나이더도 한국에서 2시즌째를 맞기 때문에 팀 적응에는 문제가 없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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