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숙기자] SK 선수들이 유니폼이 아닌 말끔한 정장 차림으로 나타났다. 김강민은 촬영을 앞두고 급하게 미용실에 다녀왔고, 고효준은 보타이로 감춰왔던 패션센스를 유감없이 발휘했다. 스프링캠프를 앞두고 진행된 SK 선수단의 팬북 촬영. 평소 경험해보지 못했던 작은 '일탈'에 선수들의 얼굴에는 웃음이 떠나지 않았다.
지난 13일부터 이틀 동안 총 31명의 선수를 대상으로 SK 팬북 화보 촬영이 진행됐다. 선수 개인에게도 평생 소장할 만한 기념이 될 수 있는 사진이기에 구단은 전문 메이크업 및 헤어 아티스트와 사진작가를 초빙했다.
결혼식 때가 아니라면 처음으로 화장을 해보는 선수들이 대부분이었다. 정상호는 메이크업을 받는 내내 "이 화장을 하면 얼굴이 작아 보이나?", "일반 화장처럼 잘 지워지나?" 등 이것저것을 물어보면서 관심을 보였다.
원조 꽃미남 투수 이한진은 메이크업이 끝난 뒤 자신의 모습을 보면서 "이런 기회가 또 없을 것 같은데, 당장 소개팅을 잡아야겠다"면서 즐거워했다. 여건욱은 자신의 모습에 만족했는지 "자기 전까지 세수하지 않겠다"고 선언(?)하기도 했다.
오랜만에 꺼내입은 정장에 화장까지. 대부분 선수들은 어색함을 감추지 못했다. 허웅은 "아기 돌잔치 이후 이런 촬영은 처음"이라면서 머리를 긁적였다. 박희수는 촬영한 사진을 본 뒤 "표정이 다 어색하다"면서 아쉬워했다. 마운드에서는 흔들림 없는 표정으로 상대를 제압하는 박희수도 팬들에게는 밝은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던 것이다.
감춰왔던 패션센스를 맘껏 뽐내기도 했다. 김강민은 "오늘 촬영이 있다는 말에 어제 급하게 머리카락을 잘랐다. 아내가 양복을 골라줬는데, 많은 사람이 멋있다고 하니 기분이 좋다"면서 웃었다. 고효준은 선수 중 유일하게 버튼 프런트 베스트와 보타이를 착용하고 나타나 현장 스태프의 이목을 끌었다.
주장 조동화는 촬영 명단에 서진용이 없는 것을 확인하고는 "(서)진용이는 반드시 찍어야 한다. 여성팬이 많아 팬북 판매에 도움이 될 것"이라면서 서진용 섭외에 나섰다. 결국 구단 홍보팀 관계자가 서진용을 급하게 불러 촬영을 마무리한 에피소드도 있었다.
스프링캠프를 앞두고 운동에 집중해서인지 평소보다 옷이 작아졌다는 불평이 여기저기서 들렸다. 숨은 몸짱으로 불리는 김재현, 전유수는 사진작가가 팔짱을 끼는 자세를 요청하자 "옷이 터질 것 같아 팔짱을 제대로 낄 수 없다"고 항의(?)하기도 했다.
SK 선수들의 이색 정장 차림이 담긴 화보는 3월 중순에 발매될 2015 팬북에서 확인할 수 있다.
조이뉴스24 한상숙기자 sky@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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