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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수·오재원 힘 빼" 김태형의 주문 왜?


FA 욕심에 스윙 커질까 걱정…"평소 모습만 보여줘도 충분"

[김형태기자] "하던 대로만 하면 된다. 쓸데없이 몸에 힘줄 필요가 없다."

김태형 두산 베어스 감독의 '걱정에 찬 당부'다.

미국 전지훈련 출발 전인 이달 초 김 감독은 팀내 간판타자들인 김현수와 오재원에 대해 '특별한 언급'을 했다. 나란히 올 시즌 뒤 FA 자격을 얻는 이들이 '과욕'에 스윙이 커질까 우려한 것이다.

"김현수가 얼마나 잘 치는 타자인가. 타율 3할5푼에 20홈런은 칠 수 있는 선수 아닌가. 오재원도 자기 몫은 꾸준히 해준다. 그런데 굳이 30홈런을 치겠다고 힘주고 나서면 오히려 타격감에 지장을 받을 수 있다. 욕심 부리지 말고 하던 대로만 해주면 된다."

◆예비 FA들 과욕 우려

지난 시즌 두산의 장타력이 무척 떨어졌다는 지적에 대한 답변이었다. 장타력 보강에 대해서는 충분히 동감하는 김 감독이지만 FA를 앞둔 두 왼손 타자들이 '내가 해내겠다'며 만의 하나 과욕을 부릴 것을 경계한 것이다.

김 감독은 "부족한 장타력은 외국인 타자가 와서 메워주고, 기존 선수들 가운데 파워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타자들이 성장해주면 된다. FA를 앞둔 선수들은 제발 하던 대로만 해주면 좋겠다"고 바람을 나타냈다. 실제로 두산은 거포 3루수 잭 루츠를 영입해 파워를 보강했고, 장타력이 돋보이는 김재환과 오재일이 주전 1루수를 차지하기 위해 경쟁을 벌이고 있다.

2015년은 김현수와 오재원의 야구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시즌이랄 수 있다. 최근 2년간 거물 FA들이 저마다 엄청난 몸값을 받으면서 올 시즌 뒤 '자유의 몸'이 되는 이들에게도 벌써부터 뜨거운 시선이 쏠리고 있다.

특히 김현수의 경우 이번 겨울 4년 86억원에 SK 와이번스에 잔류한 최정의 몸값을 넘어설지가 관심사다. 소속팀 두산은 "올 시즌 준비를 잘 해서 이들의 마음을 붙잡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공언한 상태다.

김현수와 오재원은 장타력에 대한 갈증이 남다른 선수들이다. 특히 2009∼2010년 합계 47홈런을 친 뒤 파워가 급락한 김현수는 매년 장타력 보강을 최우선 과제로 상정하며 시즌을 치른 바 있다. 그래서인지 2012년 7홈런에서 최근 2년간 합계 33개의 홈런으로 파워가 살아나는 모습을 보였다.

이 같은 성적을 바탕으로 이번 겨울 4억5천만원에서 7억5천만원으로 무려 3억원이나 연봉이 껑충 뛰었다. 이른바 '예비 FA 효과'를 톡톡히 봤다.

◆"하던 대로만 해주면 충분"

'웨이트 트레이닝의 사나이' 오재원 역시 홈런수 증가를 애타게 바라긴 마찬가지. 2013년 타율 2할6푼 7홈런으로 장타력의 잠재력을 확인한 그는 지난해 110경기에서 타율 3할1푼8리 5홈런 40타점에 33도루로 개인 최고 시즌을 보냈다.

그 역시 1억7천만원에서 무려 2억3천만원 오른 4억원에 올 시즌 연봉을 확보했다. 2루수로서 안정적인 수비력과 정교한 타격, 빠른 발에 2루타를 양산할 수 있는 '갭파워'도 갖춘 그는 희소성이 남다르다.

홈런수 증가에 대한 열망, FA 시즌을 맞는 남다른 각오가 합쳐지면 몸에 힘이 들어가기 십상이다. 과도한 의욕은 무리로 이어질 수 있고, 이는 원래 가지고 있는 장점을 갉아먹을 수도 있다는 게 김 감독의 우려인 셈이다.

지난해 11월 감독 취임 후 선수들에게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 직접적인 조언을 삼가고 있는 김 감독은 언론을 통해 선수 개개인에 대한 주문을 간접적으로 하고 있다. 그것이 선수들의 정신적인 스트레스를 줄여주는 동시에 '무언의 메시지'라는 또 다른 효과를 가져온다고 믿고 있다.

김현수와 오재원에 대한 당부도 이런 이유에서 나왔다고 볼 수 있다. "지금까지 잘 해 왔으니 하던 대로만 해 다오. 더 이상 바랄 건 없다"는 게 이들에 대한 김 감독의 '특별 주문'인 셈이다.

조이뉴스24 김형태기자 tam@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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