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영기자] MBC 수목드라마 '킬미힐미'와 SBS '하이드 지킬, 나'의 신경전이 결국 터졌다. '하이드 지킬, 나'의 작가가 '킬미, 힐미'를 원색적으로 비난하고 나섰다.
'킬미힐미'와 '하이드 지킬, 나'는 이미 방송 전부터 논란의 불씨를 안고 있었다.
두 드라마 모두 남자주인공이 해리성 정체 장애(다중인격)라는 같은 병을 앓고 있었기 때문. '킬미힐미'의 지성은 따뜻한 성품의 재벌 3세 차도현을 비롯해 난폭한 성향과 순정을 동시에 갖고 있는 신세기, 페리박, 나나 등 7개의 인격을 가지고 있다. '하이드 지킬, 나'의 주연을 맡은 현빈은 세상에서 가장 나쁜 남자 '하이드' 구서진과 세상에 가장 착한 남자 '지킬' 로빈, 두 남자를 오간다.
한국 드라마가 다중인격 남자주인공을 내세운 건 이번이 처음. 공교롭게도 방송 시기마저 겹쳤다. 이를 두고 '보이지 않는 신경전'을 펼쳤던 두 드라마는, 결국 '하이드 지킬, 나' 이충호 작가의 선전 포고로 전면전으로 치닫는 모양새다.
이충호 작가는 21일 자신의 트위터에 "도둑질한 드라마"라고 MBC 수목드라마 '킬미 힐미'를 비난했다.
이 작가는 "이런…당당한 걸 보니, 아직 모르는 구나. 곧 알려줄게. 본인이 도둑질한 드라마에 출연하고 있다는 사실을"이라고 '킬미 힐미'에 출연 중인 지성의 기사를 링크했다.
지성은 지난 21일 기자간담회에서 해리성 정체 장애를 다룬 '킬미 힐미'와 '하이드 지킬, 나'가 동시간대 경쟁을 펼치게 된 것에 대해 "요즘 문제가 많아서 아름답게 이겨내는 걸 보여줘서 사람들에게 힘을 주고자 하는 의도가 있다고 본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 작가는 지난 20일에도 자신의 트위터에 "'다중인격장애를 겪는 남자의 인격(하이드)과 여자가 사랑에 빠지는 로맨틱코미디'는 내가 2011년에 그린 '지킬박사는 하이드씨'가 시작이다. 사회 현상으로 포장하지마라. 그저 아이디어 도둑질일 뿐이다"라고 글을 남긴 바 있다.
'킬미 힐미' 측은 이 작가의 표절 제기 의혹에 "대응할 가치도 없는 일"이라고 밝혔다.
'킬미 힐미' 측은 "진수완 작가가 오래 전 부터 대본 1,2부를 탈고한 작품이며 이미 지난 1월 론칭 됐다. 지난해 가을께 '하이드 지킬, 나' 이야기를 듣고 원작 웹툰의 존재도 알게 됐다"고 문제가 없음을 밝혔다.
'킬미 힐미'와 '하이드 지킬, 나'는 지난 21일 첫 정면대결을 했다. 비슷한 소재의 드라마, 결국 자존심 대결은 시청률에 크게 좌지우지 될 수 밖에 없다. 시청자들의 반응이 곧 드라마의 성패와 직결되기 때문이다. '킬미, 힐미'도 '하이드 지킬, 나' 첫방송이 있던 21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견제(?)에 나섰다.
장외 대결에서는 '킬미, 힐미'가 기선 제압을 하면서 '하이드 지킬, 나'가 조급하게 됐다. '킬미, 힐미'가 먼저 시청률 우위를 점했기 때문. '킬미, 힐미'는 9.5%를, '하이드 지킬 나'는 8.6%를 기록했다(닐슨 코리아 기준).
시청률도 시청률이지만 시청자들의 온도차도 다르다. '킬미 힐미'가 남녀 주인공들의 러브라인이 본격 궤도에 오르고 있다. 다중인격을 연기하는 지성의 물오른 연기 또한 시청자들의 뜨거운 호평을 받으며 인기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다.
반면 현빈의 컴백작으로 주목 받았던 '하이드 지킬, 나'는 기대 이하라는 혹평에 시달리고 있다. 소재는 독특했으나 소재를 풀어가는 방식은 진부하기 짝이 없었으며, 지루했다는 반응이다. 이제 첫 회가 시작된 만큼 속단하기는 이르나 분명 현빈이라는 배우에만 기대기에는 스토리 구성이 촘촘하지 못 했던 것이 사실이다.
'킬미 힐미'와 '하이드 지킬, 나'의 표절 시비가 법적 시비로 이어질지는 아직 미지수. 다만 두 드라마의 피할 수 없는 전쟁은 이미 막이 올랐다. 시청자들은 어느 드라마에 손을 들어줄까.
조이뉴스24 이미영기자 mycuzmy@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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