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용재기자] 아시아의 '호랑이' 한국 축구 대표팀이 2015 호주 아시안컵 결승에 올랐다.
오는 31일 시드니의 스타디움 오스트레일리아에서 한국이 만나게 될 결승 상대는 '사커루(사커와 캥거루의 합성어)' 호주다. 한국은 트레이드 마크가 캥거루인 호주와 격돌한다.
결승 상대가 호주로 결정되니 이래저래 걱정이 많다. 유럽의 피지컬을 지녔고, 유럽리그에서 많은 선수들이 활약하고 있는 호주다. 가장 큰 걱정은 역시나 호주가 개최국이라는 것이다. 호주가 8만 명 홈관중의 환호 속에 홈 어드밴티지를 안고 싸울 것이기 때문에, 결승전 상대 호주는 껄끄럽다.
따라서 결승전에서 한국이 불리할 수 있다는 예상과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와 비슷한 상황은 얼마 전에도 있었다. 한국과 호주가 A조 조별예선 3차전에서 격돌하기 전, 대부분의 예상은 호주의 승리였다. 하지만 결과는 어땠는가? 한국의 1-0 승리였다.
당시에도 호주 팬들의 열정적인 응원이 있었고, 당연히 홈 어드밴티지도 있었다. 그런데도 한국이 승리했다. 호주가 최정예 멤버를 꾸리지 않아서? 당시 호주전에서 한국이 주축 선수를 더 많이 빼고 싸웠다. 그래도 승자는 한국이었다. 조별예선 경기라 해도 '평가절하'할 수는 없다. 기선제압을 한국이 했다. 호주는 더 큰 부담감을 안고 결승전에 임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또 호주는 조별예선 2차전까지 8골을 폭발시키며 막강한 화력을 자랑했지만, 한국전에서는 무득점에 그쳤다. 호주가 골을 넣지 못한 팀은 한국이 유일하다. 그리고 호주는 토너먼트로 올라갈수록 화력의 강도가 줄어들었다. 조별리그만큼의 폭발력이 나오지 않았다.
반면 한국은 조별리그에서 부진했지만 올라갈수록 더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한국은 호주뿐만 아니라 모든 팀들에게 실점을 허용하지 않았다. 갈수록 지쳐가는 모습을 보이는 호주와 상승세를 탄 한국, 결승전에서 어떤 팀이 더 유리할까.
그리고 언제부터 한국 축구가 호주를 두려워했던가.
멀리 거슬러 올라가면 호주는 분명 두려운 존재였다. 1967년 호주와의 첫 만남에서 패배한 후 1980년대까지 한국은 호주에 단 한 번도 승리하지 못했다. 하지만 1993년 호주에 첫 승리를 거둔 후 호주를 상대하는 한국의 입장은 달라졌다.
특히 호주가 2006년 오세아니아 축구연맹에서 아시아 축구연맹(AFC)으로 편입된 후 한국은 호주에 우위를 점하고 있다. 5경기에서 만나 2승2무1패로 앞서 있다. 아시안컵 본선에서는 단 한 번도 지지 않았다. 1승1무다. 역대 전적에서는 한국이 25전 7승10무8패로 열세지만 최근 전적과 아시아 무대에서 격돌했을 때의 전적은 우세인 것이다.
한국에 있어서 호주는 까다롭고 경계해야 할 정도의 팀이지 두려워할 팀이 아니라는 얘기다. 경기 전부터 부담감을 가질 만한 팀은 아니다. 호주는 단지 개최국의 이점을 등에 업고 아시아의 호랑이 한국에 도전하는 팀 정도로 받아들이면 된다. 오히려 두려워해야 할 쪽은 호주다.
호주는 이번이 아시안컵 4번째 출전이다. 호주는 한 번도 아시안컵 우승을 차지하지 못했다. 그리고 아직 호주가 아시아 무대를 제패할 때는 아니다. 조금 더 기다려야 한다. 아시아 무대에 뛰어든 후발주자로서 아시아 축구의 저력과 가치, 그리고 변수를 조금 더 배워야 할 때다. 호주가 아시아의 중심에 서기에는 아직 이르다. 아시아에서 뚜렷한 업적과 영광을 누리지 못한 호주다. 그들은 도전자의 입장이다.
한국의 캡틴 기성용 역시 "호주가 홈 이점이 없다면 한 번도 두렵다고 생각해본 적 없다. 호주 감독이 조별예선 때 주축이 많이 빠져 100% 전력이 아니라 했는데 우리가 주축 선수들이 더 많이 빠진 상황이었다. 그런데도 우리가 1-0으로 이겼다"며 호주에 대한 두려움은 없다고 자신했다.
호랑이가 캥거루를 두려워하면 되겠는가. 호랑이는 캥거루를 사냥해야 하고, 캥거루는 호랑이를 피해 도망 다녀야 한다. 호랑이는 힘이 조금 빠졌다고 해도 호랑이고, 캥거루는 아무리 높이 뛰어도 캥거루다.
조이뉴스24 시드니(호주)=최용재기자 indig80@joynews24.com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