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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완 일색' LG 선발, 보물같은 임지섭


좌완 강속구 투수, 훈련 성과 좋아 예정보다 일찍 등판할 듯

[정명의기자] 임지섭(20)은 LG 트윈스의 애리조나 스프링캠프에서 가장 주목을 받은 투수 가운데 한 명이다. 시즌 초반 선발진에 공백이 예상되는 LG는 임지섭이 선발 한 자리를 맡아주길 기대하고 있다.

선발진의 공백 때문만은 아니다. 임지섭은 그 자체로 LG의 특별관리를 받고 있는 보물같은 존재다. 190㎝의 장신으로 신체조건이 좋고 빠른공을 던지는 왼손투수라는 점에서 LG의 미래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2014년 1차지명을 받고 LG에 입단했다는 것이 임지섭에 대한 기대치를 증명한다.

임지섭은 신인이던 지난해 데뷔전에서 승리투수가 되며 화려하게 프로야구 무대에 발을 디뎠다. 고졸신인이 데뷔전 선발 등판에서 승리를 따낸 것은 2006년 한화의 류현진 이후 8년만이었다. 하지만 이후 3경기에서 부진한 투구를 펼친 임지섭은 더 이상 1군 무대에서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양상문 감독의 부임이 임지섭의 등판 스케줄을 완전히 바꿔놓았다. 시즌 중 사령탑에 앉으며 외부에서 객관적인 시선으로 LG를 바라봐왔던 양 감독은 임지섭의 투구 매커니즘을 가다듬을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임지섭은 양 감독의 지시로 더 이상 실전 마운드에 오르지 않고 투구폼 교정과 밸런스 잡기에 집중했다.

프로 2년차를 맞는 올 시즌에는 팀의 전력에 보탬이 돼야 할 때다. 임지섭은 스프링캠프에 참가해 착실히 시즌을 준비 중이다. 양 감독은 그런 임지섭의 훈련 성과에 만족해하며 그의 봉인해제(?)를 앞당길 계획을 세웠다. 당초 빠르면 6~7월, 늦으면 후반기로 생각하고 있던 임지섭의 등판 시점을 개막전까지 앞당긴 것이다.

양 감독은 "지금 당장 (임)지섭이가 어떻다고 하기에는 이른 시점이지만, 훈련 성과가 좋아 조금 빨리 등판시켜볼까 생각하고 준비 중"이라며 "스스로 부족한 것과 좋은 점을 깨닫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LG로서는 임지섭이 꼭 필요한 이유가 또 하나 있다. 선발진이 우완 일색이기 때문이다. LG는 확정된 선발투수는 물론 선발 후보들 중에도 왼손 투수가 없다. 임지섭이 유일한 좌완이다. 다양한 유형의 투구가 섞여 있는 것이 이상적인 선발 로테이션이지만, 현재 LG는 그렇지가 않다.

먼저 외국인 선수 2명 소사와 루카스가 모두 우완투수다. 재활 중인 류제국, 김광삼도 마찬가지. 장진용, 임정우, 유경국 등 나머지 선발 후보들도 모조리 오른손이다. 잠수함 계열인 우규민만이 확실하게 다른 유형의 투수라 할 수 있다.

선발진에 좌완이 한 명도 없는 것은 아쉬울 수밖에 없다. 물론 수준급 우완이 어설픈 좌완보다는 낫다. 하지만 선발진에 다양한 유형의 투수가 포함돼야 하는 이유도 분명히 있다. 비슷한 유형의 투수를 계속해서 등판하면 3연전을 치르는 동안 상대 타자들이 쉽게 적응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시즌 LG에는 티포드라는 좌완 외국인 선수가 있었다. 하지만 티포드는 기대 이하의 성적을 남기고 재계약에 실패했다. 아직 LG에는 2013년까지 뛰었던 주키치 이후 위력적인 좌완 선발이 나타나지 않고 있다. 임지섭에게 기대가 쏠리는 이유다.

그러나 양 감독은 임지섭에게 큰 부담을 주지 않으려 하고 있다. 등판 시점을 결정하는 데 신중을 기하고 있는 것도 그 때문. 양 감독은 항상 "임지섭은 앞으로 LG의 마운드를 10년 이상 책임져야 할 투수"라고 말해왔다.

확실히 통할 수 있다는 판단이 설 때 1군 무대에 내놓겠다는 생각이다. 애리조나에서 진행된 NC와의 평가전 2차전에는 세 번째 투수로 등판해 1이닝 2피안타 1실점을 기록했다. 천천히 실전감각을 점검하고 있는 것. LG는 꼭 필요한 자원인 만큼 임지섭을 보물같이 소중히 다루고 있다.

조이뉴스24 정명의기자 doctorj@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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