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NC 다이노스가 반전에 성공했다. 두산 베어스와의 개막 2연전을 모두 내주며 불안하게 시즌을 출발했지만 이후 4연승을 달렸다. 7일 현재 NC는 4승2패의 전적으로 단독 3위에 올라 있다.
그 중심에는 안방마님 김태군(26)이 있다. 김태군은 공수에서 한 단계 더 성장한 모습을 보이며 NC의 상승세에 큰 힘을 보태는 중이다. 평소 선수들의 칭찬에 인색한 김경문 감독도 김태군에 대해서는 조심스럽게 "전체적으로 좋아졌다"고 말했다.
김태군은 최근 타격감이 좋다. 지난 1일 넥센전에서는 시즌 마수걸이 홈런을 쏘아올렸고, 5일 한화전에서 자신의 한 경기 최다인 4개의 안타를 몰아쳤다. 7일 현재 김태군의 타격 성적은 타율 3할5푼에 1홈런 3타점. 출루율 4할1푼7리에 장타율 5할5푼, 그 합인 OPS는 0.967이다.
그러나 김태군의 진가는 공격보다는 수비에서 나타난다. 지난 7일 KIA전에서 3타수 무안타에 그치며 3경기 연속 안타 행진이 중단됐지만, 투수들을 잘 리드하며 NC의 5-3 승리를 이끌었다. 개막 6연승을 질주하던 KIA의 초강세에 처음 제동을 건 팀이 NC였고, 김태군은 당당한 승리의 주역이었다. 김태군 스스로도 공격보다는 수비에 비중을 두고 있다.
NC에서 김태군이 차지하는 비중은 절대적이다. 김태군은 NC가 치른 6경기에 모두 선발로 출전해 거의 모든 이닝을 소화했다. 승부가 결정났을 때 경기 막판 1이닝 정도를 백업 포수 박광열에게 맡길 정도다. 박광열은 지난해 입단한 고졸 2년차 선수다.
스프링캠프 기간부터 사실상 김태군의 주전 자리는 정해져 있었다. 김태군을 위협할 만한 백업 포수가 없었기 때문. 자칫 나태해질 수도 있는 환경이었지만 김태군은 그러지 않았다. 오히려 마음을 다잡고 캠프를 소화했고, 현재 시즌에도 제몫을 다하고 있다.
여전히 긴장 속에 지내고 있는 김태군은 "마음을 놓을 수가 없다"며 "한 번 도태돼본 적이 있다. 그 때로 돌아가고 싶지 않다. 부모님도, 코치님들도 항상 그런 말씀을 해주신다"고 말했다. 김태군은 NC로 팀을 옮기기 전 LG 트윈스에서 뛰던 시절, 한 차례 잡았던 주전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책임감도 김태군의 마음을 다잡게 하는 원동력이다. 올 시즌 NC에는 어린 투수들이 많이 늘었다. 그만큼 경험많은 포수가 중요하다. 김태군이 리드를 잘 해줘야 젊은 투수들도 빨리 성장할 수 있다.
김태군은 "나도 아직 젊은 편이지만 우리 팀에는 어린 투수들이 많다"며 "내 사인 하나에 그 선수들이 1군에 남느냐, 2군으로 가느냐가 결정된다. 내 손가락만 믿고 던지는 투수들인데 내가 준비가 안 돼 있으면 안된다"고 말했다.
당장 주전 자리를 위협받을 일은 없다. 하지만 김태군은 후배 투수들을 생각하며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NC가 시즌 초반 상승세를 이어갈 수 있는 것도 그런 김태군이 든든히 안방을 지키고 있기 때문이다.
조이뉴스24 광주=정명의기자 doctorj@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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