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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적 부진' 대전, 사무국 개편안 놓고 '흔들'


대표이사 개편안에 프런트 반발…노조 설립, 성명서 발표

[이성필기자] 시민구단 대전 시티즌이 또 다시 흔들리고 있다. 복귀한 클래식 무대에서 성적이 바닥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데다 사무국까지 어려움을 겪고 있다.

대전은 9일 이사회를 연다. 지난 2월 선임된 전득배(58) 대표이사가 추진하고 있는 사무국 개편, 그리고 합리적 선수 선발을 위해 전임 김세환 대표이사가 구성한 선수선발위원회의 해체가 주요 안건으로 올라올 것으로 알려졌다.

사무국 직원들은 전득배 대표의 개편안에 반발하고 나섰다. 여직원 1명을 제외한 모든 직원이 민주노총 산하 전국공공운수노동조합 대전 시티즌 지회를 설립하며 준법 투쟁에 나설 예정이다. 8일에는 성명서를 발표하며 강력투쟁을 예고했다.

대표이사의 개편안은 과거 문제점으로 지적됐던 사무국장직을 부활시키려고 한다는 것이 골자다. 또, 구단이 직영으로 운영하고 있는 한 체육공원을 관리하는 팀을 새로 신설해 사무국을 비대하게 만들려 한다는 것이다.

현재 대전 구단은 대표이사 아래 사실상 시에서 파견한 본부장을 중심으로 팀장 체제로 움직이고 있다. 사무국장이 없지만, 문제없이 지난해 챌린지(2부리그) 운영을 했고 1위를 차지하며 클래식에 승격했다. 직원들이 위기의식을 갖고 바닥부터 뛰어다녔고 사무국장 없이 구단을 이끌 수 있는 자생력을 확보했다.

그런데 클래식 개막 후 대전이 4연패에 빠지면서 문제가 터져 나왔다. 가장 먼저 선수선발위원회가 타깃이 됐다. 선수선발위원회는 그동안 대전의 가장 큰 문제였던 외풍에 의한 선수 선발을 막아주는 역할을 했다.

대전은 지역 인사들의 연줄을 통한 선수 끼워넣기가 성행했던 구단 중 하나다. 시즌 준비 과정에서 30명 초반대였던 선수단이 개막 후에는 40명대를 넘기는 것이 예사였다. 전력 외로 취급하면서도 어쩔 수 없이 활용해야 하는 선수가 있었다는 것도 부인하기 어렵다. 이런 폐해를 없애기 위해 지난해 김 전 대표가 전·현직 선수팀장과 감독 등 5명으로 선수선발위원회를 구성해 합리적인 선수 선발로 성공을 거뒀다는 점에서 선발위 해체는 이해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대전에서 근무했던 한 관계자는 "드래프트제가 시행될 당시 번외지명으로 선발된 선수 중에는 이해하기 어려운 이들도 있었다. 결국, 프로구단 경력 찍어주기용이었고 1년 뒤 퇴단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는 대표 등이 외부의 부탁 등을 받고 선수를 뽑아주는 경우가 많았다는 뜻이다. 선수선발위원회 구성이 그나마 안전판 역할을 했는데 이를 해체하려는 시도는 이해하기 어렵다"라고 전했다.

구단 유소년지원팀이 운영하고 있는 옥녀봉체육공원 사업팀을 신설하려는 것도 갈등의 요인 중 하나다. 현재 1~2명이 돌아가며 체육공원을 관리하고 있는데 새 팀을 만들어 추가 비용을 소모하는 것이 사무국 업무의 효율화에 무슨 도움이 되겠냐는 것. 오는 7월 여름 이적 시장에서 선수 영입을 통해 전력 보강을 하겠다는 대표이사 본인의 발언과도 맞지 않는다는 것이 노조를 결성한 직원들의 주장이다.

구단 직원들은 그렇지 않아도 '저 연봉 고 강도' 근무에 시달리는 상황에서 새로운 팀의 신설은 낙하산 인사 심기라는 시각이다. 친 대표이사 인사 채용을 통해 사무국 직원들과 선수단을 통제하겠다는 의도가 엿보인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대전시 관계자는 조이뉴스24와의 통화에서 "옥녀봉체육공원은 소음과 주차 문제로 민원이 많이 들어왔던 곳이다. 전 사장에게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했고 몇 차례 구단과도 논의했다. 구단 내부의 새로운 팀 신설은 아직 들어보지 못했다"라고 밝혔다.

노조 관계자는 사무국장, 팀장을 선임하면 1년 연봉으로 1억원 정도의 비용이 추가로 지출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만약 이 안건이 이사회에서 통과되면 대전 팬들과 함께 가능한 모든 행동에 나서겠다고 전했다.

이 문제와 관련해 전득배 대표이사의 입장을 듣기 위해 수 차례 통화를 시도했지만 받지 않았다. 전 대표는 선임 당시 지역 내에서 구단주인 권선택 시장의 낙하산 인사라는 비판이 있었다. 미건의료기 전무이사를 역임해 전문경영인 출신으로 주목받았지만 자유선진당 대전시당 부위원장을 역임했고 지난해 6·4 지방선거 당시 권선택 대전시장 캠프 일을 도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대전은 창단 후 18년간 무려 13번이나 사장 교체를 했다. 그런데도 비슷한 일이 반복되고 있다. 김 전 사장 체제에서 체질 개선에 성공하는 듯 했지만, 다시 표류하고 있다. 김 전 사장 역시 지난달 새누리당에 입당해 정치행보를 시작했다.

결과적으로 대전구단 사장직은 또 한 번 정치적 외풍에서 자유롭지 못한 자리였음이 확인됐다. 이번 이사회 결과에 따라 대전구단에 큰 폭풍이 몰아칠 전망이다. 이미 한 직원은 대표이사의 개편안에 반발했다가 인사위원회에 회부돼 징계 위기에 처했다. 대전 축구계 관계자는 "시티즌 사장직은 이미 구단주의 전리품이 된 지 오래다. 답답하고 안타까울 따름이다"라고 말했다. 바람 잘 날 없는 대전 시티즌의 미래는 100년 구단을 원하는 팬들의 기대를 저버리고 있다.

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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