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명기자] LG 투수 장진용이 시즌 첫 등판에서 빼어난 피칭을 하고 10년 만의 승리투수가 될 기회를 잡았으나 불펜진의 역전 허용으로 땅을 쳤다.
장진용은 9일 대전에서 열린 한화전에 선발 등판했다. 올 시즌 첫 등판이었다.
6회말 1사까지 잡고 3-1로 앞선 상황에서 물러난 장진용은 승리투수 요건을 갖춘 상태였으나 이어 등판한 구원투수들이 역전 점수를 내주는 바람에 아쉽게 승리가 날아가고 말았다. 공교롭게도 장진용의 승리에 찬물을 끼얹은 것이 넥센에서 한화로 이적해 이날 첫 출전한 이성열이었다.
1회초부터 LG 타선이 이병규(7번)의 1타점 적시타 등 2안타 1볼넷을 묶어 2점을 선취하며 시즌 처음 선발 마운드에 오른 장진용의 어깨를 가볍게 해줬다. 장진용은 1회말 첫 타자 김경언을 볼넷 출루시켰으나 이후 세 타자를 내리 내야 땅볼 유도하며 첫 이닝을 마쳤다.
2회말에는 1사 후 이시찬에게 2루타를 맞았지만 후속타를 허용하지 않았다. 3회말은 삼진 두 개 포함 삼자범퇴로 가볍게 끝냈다.
LG가 4회초 이병규의 볼넷과 이진영의 안타를 발판으로 한 점을 추가해 3-0으로 점수를 벌렸다. 장진용은 4회말 고비를 맞았다. 선두타자 최진행에게 안타를 맞고 김태균을 중견수 플라이로 잡은 후 모건을 몸에 맞는 공으로 내보내 1사 1, 2루로 몰렸다.
앞선 타석에서 2루타를 맞았던 이시찬을 우익수 플라이 처리하며 투아웃을 만들었지만 대타로 나선 이성열에게 우익수 옆으로 빠지는 2루타를 내줘 첫 실점을 했다. 계속해서 2, 3루의 위기가 이어진 가운데 장진용은 정범모를 좌익수 뜬공으로 돌려세워 추가실점을 막았다.
5회말도 삼자범퇴로 가뿐하게 넘긴 장진용은 6회말에도 마운드에 올랐다. 첫 타자 최진행을 2루수 플라이로 처리했으나 김태균에게 좌익선상 2루타를 맞았다. 장진용의 투구수는 74개밖에 안됐으나 선발 경험이 많지 않은 것을 고려한 양상문 감독은 여기서 장진용을 내리고 윤지웅을 구원 등판시켰다.
하지만 윤지웅은 폭투와 볼넷으로 1, 3루로 몰렸고, LG 투수는 다시 김선규로 바뀌었다. 김선규는 이시찬을 3루 땅볼 유도했으나 이 때 3루주자 김태균이 홈을 밟아 장진용의 실점이 늘어났다.
장진용으로서는 야속하게도 2사 1루에서 타석에 들어선 이성열이 이번에는 김선규로부터 좌중월 투런 홈런을 터뜨렸다. 순식간에 스코어는 3-4로 뒤집어졌고, 장진용의 승리도 그렇게 날아가버리고 말았다.
장진용의 이날 투구 기록은 5.1이닝 4피안타 1볼넷 2실점. 비록 승리는 놓쳤으나 인상적인 호투로 장진용은 선발 마운드가 허전한 LG에 큰 힘을 보탤 수 있을 전망이다.
그래도 아쉬움은 남는다. 2004년 LG에 1차 지명을 받아 입단했으니 올해로 벌써 프로 12년차가 된 장진용은 그 동안 선발로는 8경기 등판해 승리 없이 4패만 안고 있었다. 승리투수를 맛본 것도 2005년 광주 KIA전에서 구원승을 거둔 것이 마지막. 10년 묵은 승리투수 기회가 다음으로 미뤄지게 됐다.
장진용의 승리 꿈을 앗아간 이가 이적생 이성열이라는 점이 묘하다. 이성열은 전날 넥센에서 한화로 트레이드됐고, 이날 곧바로 1군 등록했다. 이적 후 첫 타석이었던 4회말 대타 2루타로 추격의 1점을 뽑아냈던 이성열은 6회말 역전 투런홈런을 쏘아올려 장진용의 승리 기회를 없애버렸다.
조이뉴스24 석명기자 stone@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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