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숙기자] SK에게 넥센 밴헤켄과의 맞대결은 피하고 싶은 일전이었다. SK는 지난해부터 밴헤켄과 만나 4전 전패를 당하고 있었다.
밴헤켄에게 지난해 3패를 빼앗겼던 SK는 올해 첫 만남에서도 밴헤켄을 넘지 못하고 고전했다. SK는 지난 3일 밴헤켄이 선발 등판한 넥센전에서 3-14로 크게 지고 2연패를 당했다.
김용희 SK 감독은 15일 넥센과 인천 홈경기를 앞두고 "밴헤켄은 역시 좋은 투수다. 포크볼이 좋고, 제구도 된다. 작년 성적이 결코 그냥 얻어진 게 아니다"라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나 언제까지 당하고 있을 수만은 없는 노릇이다. 승리를 위해서는 상대를 넘어야 한다. 김 감독은 "작년과 올해 공은 다르다. 앞서 한 번 상대했던 기억이 도움될 것"이라면서 팀 타선의 활약을 기대했다.
밴헤켄의 구위는 여전했다. 포크볼은 춤을 추듯 날아오면서 SK 타자들을 유인했다. 최고 145㎞ 직구의 힘도 대단했다. SK 타선은 이날 경기에서도 3회까지 밴헤켄에게 꼼짝없이 당했다.
3회 2사까지 8명의 타자가 연속 범타로 물러났다. 1회 세 타자는 모두 땅볼로 아웃됐다. 2회부터는 삼진 행진이었다. 브라운과 이재원, 정상호 등 '한 방' 능력을 지닌 타자들의 방망이가 줄줄이 헛돌았다. 3회 2사 후 김성현이 좌전안타로 첫 안타를 때렸으나, 이명기가 1루수 땅볼로 아웃돼 이닝이 끝났다.
4회부터 밴헤켄의 피칭에 균열이 느껴졌다. 선두타자 박재상이 밴헤켄의 높은 커브를 받아쳤다. 타구는 2루수 서동욱의 글러브에 맞고 굴절돼 중전 안타로 연결됐다. 1사 후 브라운 타석에서 박재상이 도루에 성공했고, 브라운까지 볼넷으로 걸어나가 1사 1, 2루가 됐다. 박정권이 삼진으로 물러난 뒤 이재원의 우전안타 때 홈을 노리던 박재상이 태그아웃돼 득점은 없었지만, 앞선 상황처럼 밴헤켄의 일방적인 호투는 아니었다.
SK는 0-3으로 뒤진 5회말 밴헤켄으로부터 3점을 뽑아내면서 동점을 만들었다. 점점 밋밋해지는 밴헤켄의 공을 SK 타자들이 놓치지 않았다. 정상호의 볼넷으로 만든 2사 1루에서 이명기가 좌중간을 가르는 적시 2루타로 물꼬를 텄다. 가운데로 몰린 141㎞ 직구를 잘 받아쳤다.
이어진 2사 2루에서 박재상은 밴헤켄의 초구 124㎞ 포크볼을 공략해 우중월 투런포를 날렸다. 이번에도 밴헤켄의 포크볼이 가운데로 몰렸다. 힘을 잃은 포크볼은 더 이상 날카로운 결정구가 아니었다.
결국 밴헤켄은 3-3으로 맞선 6회말부터 조상우로 교체돼 물러났다. 그리고 6회말 선두타자 브라운이 조상우를 공략해 중월 솔로포를 때려 4-3으로 점수를 뒤집었다.
SK는 8회 믿었던 불펜투수 정우람이 3실점하는 바람에 4-6으로 아쉽게 재역전패를 당했다. 그러나 그동안 고전했던 밴헤켄을 흔들어놓으며 '1패'를 뛰어넘는 희망도 발견했다.
김용희 SK 감독은 "오늘 밴헤켄의 볼이 좋았다. 쉽게 공략하기 힘들었지만 역전을 시켰다"면서 "9회말 선수들이 보여준 포기하지 않는 모습이 내일 경기에 좋은 방향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밴헤켄 공략으 어느 정도 성공한 데 의미를 부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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