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올 시즌 LG 트윈스의 타선은 어둡다. 주축 선수들이 집단 슬럼프에 빠져 있다. LG가 9위까지 처져 있는 가장 큰 이유다.
어둠 속 한 줄기 빛과 같은 선수도 있다. 정성훈이다. 정성훈은 그야말로 '고군분투'하며 팀 타선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정성훈의 맹타마저 없었다면 LG는 더 깊은 나락으로 빠져들었을 지도 모른다.
7일 현재 정성훈은 타율 3할6푼7리 3홈런 17타점을 기록 중이다. LG의 유일한 3할 타자. 타점도 팀 내 가장 많다. LG의 팀 타율이 2할4푼9리로 전체 8위에 그치고 있는 상황에서 정성훈 홀로 타선을 이끌고 있는 모양새다.
3할 타자가 정성훈밖에 없다는 것에서 알 수 있듯 현재 LG에서는 쳐줘야 할 선수들이 쳐주지 못하고 있다. 박용택(0.281)의 타격감이 서서히 올라오고 있다는 것이 다행스럽지만 이진영(0.256), 7번 이병규(0.220), 9번 이병규(0.180) 등은 기대 이하의 성적을 기록 중이다. 오지환(0.244) 역시 시즌 초반 상승세가 크게 꺾였다.
7일 두산과의 경기에서는 정성훈의 존재감이 유감없이 발휘됐다. 정성훈은 3-4로 뒤지던 5회초 동점 솔로홈런을 폭발시키더니 4-4로 맞선 연장 11회초에는 1사 만루에서 결승 희생플라이를 때렸다. LG가 6-4로 승리를 거두며 7연패의 늪에서 벗어날 수 있었던 원동력은 다름아닌 정성훈의 꾸준한 방망이었다.
정성훈의 활약이 의미있는 또 하나의 이유는 타순을 가리지 않고 맹타를 휘두른다는 점이다. 정성훈은 개막과 함께 2번 타순에 고정, 4할이 넘는 타율로 리딩히터 자리를 유지하는 등 뜨거운 타격을 보여줬다. 하지만 최근에는 팀 사정에 따라 중심타선에 배치되는 경우가 많았다.
지난주 삼성, 넥센을 상대로 5번타자로 3경기에 출전했던 정성훈은 6일 두산전부터 4번타자로 나서 2경기 연속 멀티히트를 기록했다. 타격 부진에 빠진 이병규(7번)를 대신해 중책을 맡은 것이다. 어떤 타순을 맡겨도 흔들림이 없다는 것이 정성훈의 장점 중 하나다.
7연패를 끊은 활약을 펼쳤던 7일 두산전을 마친 뒤 정성훈은 "그냥 휘두른 게 운이 좋았다"며 "연패를 끊어서 기쁘다"고 짧은 소감을 남겼다. 어느 위치에서도 제 몫을 다하는 정성훈의 존재로 LG 타선도 희망을 품을 수 있다.
조이뉴스24 정명의기자 doctorj@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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