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병근기자] 목소리도 창법도 독특한데 그가 전하는 감성은 듣는 이의 마음을 살포시 어루만진다.
자이언티는 제 11회, 12회 한국대중음악상 최우수 알앤비&소울 부문에서 각각 2013년 발매한 1집 앨범 '레드 라이트(Red Light)'와 2014년 발표한 '양화대교'로 음반상과 노래상을 받았다. 2011년 가요계에 데뷔한 뒤 2년여 만에 실력과 대중성 면에서 모두 인정을 받은 순간이었다.
자이언티는 국내에선 덜 대중적인 알앤비&소울 음악을 하면서 그 중에서도 목소리와 창법이 더 독특하다. 반면 그의 음악에는 누구나 공감할 만한 감성으로 가득하다. 주저리주저리 가사를 많이 쓰지도 않는다. 하고 싶은 말만 적는다. 그래서 그 몇 마디가 더 깊숙하게 훅 들어온다. 딱 한국적 정서다.
아버지가 지나온 길을 '양화대교'에 빗대어 표현한 가족의 이야기 '양화대교'는 한국적 감성을 담아내려는 자이언티의 음악관이 가장 잘 담긴 작품이었다. 극적이거나 화려한 구성 없이 단지 '행복하자. 우리. 아프지 말고. 행복하자'라고 나즈막하게 내뱉는 그의 목소리는 독특하지만 따뜻하다.
크러쉬와 함께 발표한 프로젝트곡 '그냥'도 마찬가지다. 멀어져가고 있는 사랑에 대해 노래하고 있지만 격정적으로 감정을 토해내지 않는다. 담담하게 '내가 안쓰러워 보여 인사하는 거라면 내 마음 다칠까 걱정 말고 그냥 지나가면 돼요'라고 얘기하며 체념의 감정을 전달한다.
자이언티의 그러한 감성은 그를 떠오르는 음원강자로 만들었고, 최근 발표한 '꺼내 먹어요'는 화룡점정이다.
'꺼내 먹어요'는 힘이 들 때 위로해줄 누군가가 필요할 때 찾게 되는 위안처 같은 곡이다. '안녕 쉽지 않죠 바쁘죠 왜 이렇게 까지 해야 하나 싶죠 바라는 게 더럽게 많죠'라고 물은 뒤 '피곤해도 아침 점심 밥 좀 챙겨 먹어요 그러면 이따 내가 칭찬해줄게요'라고 위로한다.
삶에 지친 현대인의 마음을 짚어내고 위로하는 이 곡은 19일 발표된 이후 멜론 등 음원차트에서 일주일째 1위를 지키고 있다. 빅뱅의 독주를 막았고, 아이유, 샤이니 등 강자들 속에서 괴력을 보여주고 있다.
이질적인 장르의 음악을 친근하게 풀어내는 자이언티에게 '대세'라는 말이 아깝지 않다.
조이뉴스24 정병근기자 kafka@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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