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수원 삼성은 올해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에 사활을 걸었다. 2013년 1승도 올리지 못하고 조별리그에서 탈락했던 아쉬움을 털어내겠다는 의지로 올해 챔피언스리그를 준비해왔다.
시즌 전 스페인 말라가에서 치렀던 동계 훈련 연습경기 때도 챔피언스리그에서 만나는 상대를 철저히 고려해 파트너를 골랐다. 디나모 키예프(우크라이나), 빅토리아 플젠(체코) 등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나 유로파리그에 단골로 출전하는 강팀들과 맞붙어 내성을 키웠다. 덕분에 유럽식 축구를 구사하는 브리즈번 로어(호주)와 챔피언스리그 조별예선에서 1승 1무를 거두는 성과를 냈다.
26일 가시와 레이솔(일본)과의 16강 2차전 원정 경기를 앞둔 수원은 '희망'이라는 단어를 붙잡고 있다. 홈 1차전에서 2-3으로 패해 이번 원정에서는 최소 2-0 이상으로 승리해야 8강 진출이 가능하다.
가시와 원정에서 K리그 팀이 이긴 경우는 없었다. 전북 현대, 수원 모두 비기거나 패했다. 2013년 수원은 원정에서 가시와와 0-0으로 비기며 탈락했다. 홈에서의 2-6 참패를 극복하지 못했다.
수원은 가시와와 2차전에서 그야말로 총력전을 펼친다는 계획이다. 오는 31일 인천 유나이티드와의 리그 경기는 현재 안중에 없다. 마지막 경기라는 생각으로 올인이다. 16강만 넘으면 8강전이 8월에나 열린다는 점에서 무조건 사력을 다해야 한다.
서정원 감독은 동계 훈련에서 만났던 드니프로(우크라이나)를 떠올렸다. 당시 수원은 드니프로와 연습경기에서 2-5로 완패했다. 그러나 마론 마르케비치 드니프로 감독은 수원의 경기력을 호평했고, 수원은 이후 아틀레치쿠(브라질), 크라스노다르(러시아) 등 각국 리그 명문팀과 평가전을 더 치를 수 있었다.
서 감독은 "드니프로 감독이 우리와의 경기 뒤 너무 괜찮았다고 칭찬해서 더 좋은 연습경기를 잡을 수 있었다. 서로에게 고마웠다"라고 말했다.
수원과 연습경기를 치렀던 드니프로는 놀랍게도 유로파리그에 나서 팀 창단 후 처음으로 결승전까지 진출했다. 오는 28일 세비야(스페인)와 우승을 놓고 겨룬다. 서 감독은 "드니프로가 결승에 갈 줄은 전혀 몰랐다. 정말 잘하더라"라며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드니프로가 유로파리그 결승까지 올라가는 과정은 극적이었다. 16강에서 아약스(네덜란드)를 만나 원정 다득점 우선 원칙에 따라 8강에 올랐다. 클럽 브뤼헤(벨기에)와의 8강전에서도 원정 1차전에서 0-0으로 비긴 뒤 홈 2차전에서 후반 37분 터진 극적인 결승골로 4강에 올랐다. 나폴리(이탈리아)와의 4강전도 원정 1-1 무승부, 홈 1-0 승리로 웃었다. 서 감독은 "그래서 축구가 신기한 것이다. 드니프로는 정말 대단하다"라고 부러워했다.
수원은 드니프로처럼 되기를 꿈꾼다. 서 감독은 "2차전 상황이 여러모로 어려운 것은 사실이지만 반전의 기회가 있을 것이다. 우리에게는 아직 한 경기가 남았다. 10분에 2∼3골을 넣을 수 있는 게 축구다"라며 드니프로처럼 기적을 연출하며 다음 단계로 나아가겠다는 각오를 전했다.
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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