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태기자] 과연 전원 왼손 선발 로테이션이 나올 수 있을까.
에이스 더스틴 니퍼트가 이탈한 두산 베어스가 경우에 따라서는 왼손 선발투수들로만 로테이션을 꾸릴 수도 있어 주목된다. 이미 유희관·장원준·진야곱, 3명의 좌완 선발투수를 보유한 상황에서 나머지 2자리도 왼손 투수로 채울 가능성도 일각에선 거론되고 있다.
두산은 현재 니퍼트의 자리를 메울 임시 선발투수 한 명이 필요하다. 오른 어깨 충돌 증후군에 따른 통증으로 전날 1군 명단에서 제외한 니퍼트가 다시 합류하기 위해선 빨라야 오는 19일에나 가능하다. 따라서 그의 공백을 메워야 하는데, 유력 후보들이 모두 왼손 투수들이다.
우선 전날 오랜 기다림 끝에 올 시즌 첫 복귀한 이현승, 그리고 불펜의 롱릴리프로 힘있는 공을 뿌리고 있는 이현호가 떠오른다. 원래 5선발 후보였던 이현승은 왼손 4번째 손가락 골절부상에서 완전히 회복했다. 두 차례의 2군 실전 등판을 거쳐 전날 잠실 LG전서 구원등판, 1.1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다.
예정대로라면 이현승을 선발투수로 기용해야 하지만 긴 이닝을 소화하지 못해 당장 전격적인 선발 투입이 쉽지 않을 수도 있다. 불펜에서 좀 더 많은 공을 던진 뒤 선발로테이션에 합류시키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물론 필승조가 약한 두산의 사정상 향후에도 구원투수로 기용하는 게 좀 더 팀에는 효과적일 수 있다. 선택은 물론 코칭스태프의 몫이다.
또 다른 오른손 투수 유네스키 마야의 경우 계속되는 부진이 문제다. 5월 한 달간 6경기서 3패 평균자책점 12.15에 그친 마야는 가장 최근 등판인 지난 6일 목동 넥센전에서도 4.2이닝 8피안타 4볼넷 4실점으로 부진했다. 시즌 평균자책점 8.53, WHIP는 1.64에 달한다. 조만간 반등을 해주면 다행이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불펜 및 2군 강등 또한 고려할 수 있는 '현실적인 옵션'이다.
만약 마야를 로테이션에서 제외할 경우에도 '선발 후보군'에서 한 명을 올려야 한다. 이 경우 유력한 후보들은 앞서 언급한 왼손 투수들이 우선 거론된다.
9일 현재 1군 투수 12명 가운데 오른손 투수는 절반인 6명. 이 중 마야를 제외한 나머지 5명이 구원투수들이다. 베테랑 이재우를 비롯해 윤명준, 오현택, 이원재, 마무리 노경은이 그들이다. 불펜의 왼손 투수는 이현승, 이현호, 그리고 함덕주 3명.
불펜에서 활용도가 높은 오현택과 9회를 책임져야 하는 노경은, 선발 경험이 없는 함덕주를 제외하면 이재우, 윤명준, 이현승, 이현호로 압축된다. 이 가운데 롱릴리프와 셋업맨을 두루 소화할 수 있는 이재우와 윤명준을 놔둘경우 결국 이현승과 이현호가 남게 된다.
따라서 부득이 임시선발 투수를 2명 더 써야 한다면 선발로테이션의 5명 모두가 왼손투수인 진풍경도 볼 수 있을 전망이다. 5명 전원이 아니더라도 4명까지 왼손투수로 채울 가능성은 무척 큰 편이다.
물론 '부작용(?)'도 있을 수 있다. 우완과 좌완이라는 로테이션의 밸런스가 기우는 단점을 감수해야 한다.
이와 관련해 김태형 두산 감독은 "로테이션을 어떻게 가져갈지 미리 밝히기는 어렵지만 중요한 건 던지는 팔이 아닌 실력"이라며 "팀에 도움만 된다면 왼손투수가 몇명이라도 전혀 신경쓸 일은 아니다"고 밝힌 바 있다.
니퍼트의 이탈로 빈 자리를 메워야 하는 두산이 어떤 선택을 할지 궁금하다.
조이뉴스24 /김형태기자 tam@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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