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필요로 했던 모든 것을 얻은 평가전이었다.
한국 축구대표팀은 11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샤알람 스타디움에서 열린 아랍에미리트연합(UAE)과의 평가전에서 3-0 완승을 거뒀다. 염기훈(수원 삼성), 이용재(V-바렌 나가사키), 이정협(상주 상무)이 골맛을 보며 웃었다.
오는 16일 미얀마와의 2018 러시아월드컵 2차 예선 1차전을 앞둔 대표팀에는 중요한 일전이었다. 기성용(스완지시티)이 무릎 수술로 빠졌고 구자철, 박주호(이상 마인츠05), 지동원(아우크스부르크), 김보경(위건 애슬레틱) 등 주요 해외파들은 군사훈련으로 이번 대표팀에서 제외됐다.
불완전한 전력에서 악재는 계속됐다. 김기희(전북 현대), 임채민(성남FC) 등 중앙 수비 요원도 부상으로 이탈했다. 경기 직전에는 원톱 자원 강수일(제주 유나이티드)이 도핑테스트 양성 반응으로 출전이 불가능하게 됐다. 대표팀은 제대로 된 전력이라고 하기에도 어려운 상황에서 UAE전에 나서야 했다.
UAE는 1월 열린 호주 아시안컵에서 역동적인 경기력으로 3위를 차지해 한국에는 쉽지 않은 승부가 예상됐다. 공격을 풀어가는 것 못지않게 수비라인이 오마르 압둘라흐만과 아메드 칼릴도 대표되는 UAE 공격라인을 어떻게 막느냐도 관심거리였다.
결과적으로는 한국 대표팀은 큰 문제 없이 합격점을 받았다. 슈틸리케 감독은 UAE전을 통해 크게 원톱 찾기, 기성용 대체자 확보, 수비조합 점검이라는 세 가지 목표를 갖고 있었는데 대성공했다.
원톱은 사실상 가짜 9번 역할을 했던 이용재가 헌신적인 움직임으로 골을 뽑아내며 일단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이정협이 후반 교체로 나서 추가골을 넣으면서 경쟁력을 높였다. 둘 다 K리그와 일본 J리그의 2부리그팀 소속 공격수라는 점에서 A매치 골의 가치는 더욱 높았다.
기성용의 대안도 마련됐다. 정우영(빗셀 고베)이 가능성을 보여줬다. 중앙 미드필드 파트너로 나선 한국영(카타르SC)은 소리 없이 청소부 역할을 수행했다. 기성용-박주호 조합으로 아시안컵을 소화했던 슈틸리케 감독에게는 이들로 인해 중원을 두껍게 하는 효과를 얻었다.
수비라인은 무실점 선방으로 가능성을 봤다. 김진수(호펜하임)-곽태휘(알 힐랄)-장현수(광저우 푸리)-정동호(울산 현대) 조합은 처음 가동됐다. 그러나 김진수와 정동호가 적극적인 오버래핑과 수비 가담을 해냈고 곽태휘와 장현수는 공중볼 장악과 역습 시 공격 전개를 무리 없이 해냈다. 김진수의 경우 후반 14분 25m 자리 롱 스로인으로 이용재의 골에 출발점 역할을 하며 지능적인 축구도 보여줬다.
또한 최고의 컨디션을 자랑하는 선수를 내세워 성공적으로 대표팀에 안착시키는 성과도 냈다. 염기훈이 대표적이었다. 염기훈은 올 시즌 절정의 왼발을 과시하고 있었는데, 전반 44분 프리킥 선제골로 선발 출전 이유를 증명했다.
다만, 손흥민(레버쿠젠)의 몸이 다소 무거웠던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손흥민 활용법은 A대표팀의 중요한 숙제다. 약체 미얀마가 아닌, 중요한 승점 상대인 쿠웨이트, 레바논 원정까지 내다본다면 손흥민 활용법을 적극적으로 찾아야 한다.
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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