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태기자] 4년만에 돌아온 저스틴 저마노(kt 위즈)는 달라진 게 없었다. 정교한 제구력은 그대로였고, 마운드에서의 안정감도 여전했다. 타선이 강하기로 유명한 두산 베어스 타선이 쩔쩔 맬 정도였다.
14일 잠실에서 열린 두산과의 원정경기에서 저마노는 완벽한 복귀 신고식을 치렀다. 지난 2011년 시즌 중반 삼성 라이온즈에 입단해 8경기서 5승1패 평균자책점 2.78을 기록한 모습을 그대로 재현했다. 컨트롤은 더욱 날카로워진 듯했고, 이미 적응을 마친 리그여서인지 거침없이 자신있게 던지는 모습 또한 인상적이었다.
지난 11일 퓨처스리그 수원 경찰청전서 3이닝 동안 홈런 2개를 포함해 6안타 5실점한 모습은 온데간데 없었다. 원래 파워피처가 아닌 피네스피처인 그는 이날 직구 최구 구속은 142㎞에 그쳤지만 시종 공격적인 피칭으로 두산 타선을 압도했다.
1-0으로 앞선 1회말 민병헌-정수빈-김현수를 삼진 1개 포함해 3타자 연속아웃으로 요리했다. 선두 로메로를 좌전안타로 내보낸 2회에는 오재원을 중견수 뜬공, 양의지의 직선타구룰 직접 잡아냈다. 순간 2루로 향하던 1루주자 로메로를 1루로 송구해 더블플레이로 연결했다.
2-0으로 앞선 3회를 몸맞는 공 한 개만 내주고 막은 그는 선두 정수빈을 1루수 내야안타로 내보낸 4회에도 김현수를 좌익수 뜬공, 정수빈을 도루사, 로메로를 중견수 플라이로 잡아 무실점 행진을 이었다.
선두 허경민에게 중전안타를 맞은 6회에도 후속 김재호를 유격수 병살타로 유도해 상대 공격의 맥을 또 다시 끊었다.
유일한 실점은 8-0으로 승리를 눈앞에 둔 7회였다. 정수빈, 오재원에게 단타를 허용해 몰린 2사 1,2루서 양의지에게 중전 적시타를 허용한 것. 하지만 곧바로 유민상을 유격수 땅볼로 요리하고 수비를 마쳤다.
이날 기록은 7이닝 6피안타 4탈삼진 1실점. 투구수는 77개에 불과했고, 볼넷은 하나도 없었다. 4년이라는 시간이 지났지만 특유의 명품 제구력은 어디 가지 않았다.
저마노는 삼성을 떠난 뒤 2012년 메이저리그 시카고 컵스에서 13경기(12경기)에 등판했지만 최근 3년간은 거의 마이너리그에만 있었다. 트리플A에서 성적의 부침이 심한 편이었지만 타코마(시애틀 산하 트리플A)에 몸담은 올해에는 전성기의 폼을 되찾았다. 지난 8일 kt 입단 전까지 시즌 18경기(선발 11경기)에서 7승3패 평균자책점 2.83을 기록했다. 무엇보다 WHIP 0.91, 9이닝당 볼넷 1.4개라는 정교한 제구가 돋보였다.
7월 대약진이 한창인 kt는 현재 에이스 옥스프링과 정대현의 쌍두마차로 선발진을 이끌어가고 있다. 여기에 저마노가 합류하면서 로테이션이 한층 깊이를 더 해줄 것으로 기대받고 있다. 시즌 중반 합류해 '공포의 4번타자'로 자리잡은 댄 블랙처럼 저마노도 로테이션의 기둥으로 뿌리를 내릴지 관심이 모아진다. 마르테-블랙 듀오에 이은 옥스프링-저마노 콤비도 형성될지 주목된다.
저마노는 "초구부터 스트라이크로 승부를 보려고 노력했고, 야수들을 믿고 던졌다. 2군에선 오랜만의 등판이라 실점이 있었는데 이번에는 더욱 긴장하고 집중해서 던졌다. 1군 로테이션에 적응되면 더 좋은 컨디션을 발휘할 것 같다"고 말했다.
조이뉴스24 잠실=김형태기자 tam@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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