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한준기자] 내려갈 곳은 이제 한자리 밖에 없다. 롯데 자이언츠 얘기다.
야구를 비롯한 대다수 스포츠 종목은 서로 경쟁을 해 승패를 가린다. 변명처럼 들리긴 하지만 '져도 잘 져야 한다'는 말도 있다.
그런데 롯데의 최근 경기 결과를 보면 이마저도 해당되지 않는다. 롯데는 14일 청주구장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 경기에서 9회말 터진 정근우(한화)의 끝내기 안타로 3-4로 졌다. 이로써 순위는 9위까지 떨어졌다.
매경기 승리를 거둘 순 없는 노릇이지만 롯데는 올 시즌 KBO리그 어느팀보다 더 힘들게 정규시즌을 치르고 있다. 7월 들어 끝내기 패배만 4차례 당했다. 14일을 포함해 최근 치른 4경기에서 세 번이나 끝내기 패배로 고개를 숙였다.
롯데는 지난 6월 월간성적 6승 15패를 기록하면서 내리막을 타기 시작했다. 시즌 개막 후 5월까지 순항했으나 6월 들어 투타 모두 힘이 빠지기 시작했다.
6연패를 끊고 반등 계기를 마련하는가 했으나 치고 나가는 힘이 다른팀들과 비교해 떨어졌다. 5연속 '위닝시리즈'를 거둔 일은 이제는 추억이 됐다.
7월 출발은 좋았다. NC 다이노스를 상대로 치른 지난 1일 마산 원정에서 4-3 승리를 거뒀다. 2-3으로 끌려가던 경기를 뒤집었다. 하지만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했다. 바로 다음날 2-3으로 졌다. 2-2 동점인 가운데 9회말 NC 지석훈에게 끝내기 안타를 맞고 주저 앉았다.
롯데는 7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 주중 3연전 첫 경기에서 상대의 막판 추격을 뿌리치고 7-6으로 이겼다. 그러나 8일과 9일 이틀 연속 끝내기 패배를 당했다. 송승준과 조쉬 린드블럼이 선발등판한 경기에서 승수를 올리지 못해 더 힘이 빠졌다.
한화를 상대로 치른 14일 경기는 어쩌면 롯데에게 더 중요했을지도 모른다. 3연패 중이라 어떻게든 이를 끊어야 했다. 좋은 분위기로 올스타 휴식기를 맞을 필요가 있었다.
롯데는 앞서 두산 베어스와 주말 3연전 중 이틀을 쉬었다. 11, 12일 경기가 우천으로 취소됐기 때문이다. 분위기를 추슬리고 힘을 아꼈기 때문에 한화전은 충분히 해볼 만한 승부라고 여겼다.
앞선 두 경기에서 선발등판해 호투했던 송승준을 4.1이닝 만에 교체했다. 이유야 어쨌든 16일 선발 예정인 브룩스 레일리까지 마운드에 올린 부분은 연패를 벗어나기 위한 승부수였다. 그러나 첫 단추부터 잘못 채운 셈이 됐다.
부진의 원인을 크게 두 가지만 꼽는다면 주전들이 돌아가면서 부상을 당했고 투타에서 엇박자가 나는 일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경기가 잘 안풀리는 팀의 전형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급할수록 돌아가라'는 말이 있다. 하루 하루 치열한 승부의 세계에서 뛰고 있는 선수들과 코칭스태프에게는 한가한 소리일 수 있다. 하지만 현재 롯데에게 어쩌면 가장 필요한 부분일 수 있다. 10위 kt와 승차는 9.5경기 차다. 최악의 시나리오를 걱정하기에는 아직은 때가 이르다.
조이뉴스24 류한준기자 hantaeng@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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