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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릎에 찬 물도 못 말린 박주영의 투지, 포항전 2골 원맨쇼


포항과의 FA컵 8강전 2-1 승리 이끌어, 후반기 순위 싸움에도 힘 받을 듯

[이성필기자] "어린 선수들이 (박)주영이를 보고 배워야 합니다."

최용수 FC서울 감독은 박주영만 보면 대견하면서도 안타깝다. 서울 복귀 과정에서 시끄러운 잡음도 있었지만 최 감독은 직접 박주영 홍보 대사를 자처하며 품에 안았고 훈련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돕기도 했다.

22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FC서울-포항 스틸러스의 2015 하나은행 FA컵 8강전. 이날 최 감 독은 박주영을 선발로 출전시키기는 했지만, 마음이 편하지는 않았다. 박주영의 무릎 상태 때문이다.

최 감독은 "박주영은 회복하면서 운동을 병행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최근 박주영은 오른쪽 무릎에 물이 차 정상적인 몸상태가 아니다. 올스타 브레이크를 통해 휴식을 취하면서 정밀검진을 받고 무릎의 물을 뺐다고는 하지만 완벽하지는 않다. 경기를 뛰고 나면 늘 무릎에 얼음팩을 고정하고 나간다.

무릎이 완치되지 않은 상태에서 경기를 뛰면 통증이 생기고 물이 차는 현상이 반복되게 마련이다. 최 감독은 "고군분투하고 있다. 어릴 때부터 많이 뛰다보니 몸이 상한 것 같다. 관리를 잘 해줘야 한다"라며 걱정을 숨기지 않았다.

서울은 이번 여름 이적 시장에서 고명진이 알 라얀(카타르)으로 이적하는 등 전력 누수가 있었다. 어린 선수들이 성장하고 있는데서 희망을 보고 있지만 몸 관리 등에서는 미숙한 점이 드러날 수밖에 없다.

최 감독은 "요즘 선수들은 몸이 조금이라고 좋지 않으면 오늘 경기가 아닌 다음 경기를 생각한다. 올해가 아니라 내년을 준비한다. 그러나 (박)주영이는 앞의 경기만 생각하고 집중한다. 몸 상태도 좋지 않은데 열심히 하는 모습이 선배 입장에서 고맙다. 고군분투하고 있다는 말이다"라며 팀을 위해 희생하고 있는 박주영을 향한 애틋한 감정을 드러냈다.

박주영의 투지는 이날 포항전에서 빛을 냈다. 0-1로 뒤지던 전반 25분 김치우가 왼쪽 측면에서 연결한 프리킥을 박주영이 수비 방해를 따돌리고 헤딩슛해 골망을 흔들었다. 박주영을 잡으려던 포항 수비는 멍하니 바라만 봤다.

최 감독이 강조한 박주영의 성실함이 결실을 보는 순간이었다. 지난 8일 성남FC와의 K리그 클래식 22라운드에서도 골맛을 보는 등 박주영은 여름에 접어들면서 살아나는 움직임을 보여주고 있다.

박주영은 경기 중 무릎을 자주 만지면서도 볼의 흐름을 놓치지 않았다. 무릎 통증으로 인해 속도가 다소 떨어져도 기민한 순간 움직임으로 팀 승리를 위해 노력했다. 때로는 동료에게 칼날 패스를 찔러넣었다.

기회를 엿보던 박주영은 후반 23분, 스스로 역전골까지 만들었다. 순간적인 돌파로 코너킥을 유도했다. 왼쪽에서 몰리나가 코너킥을 올렸고 수비에 맞고 나온 볼을 박주영이 잡아 오른발로 슈팅했다 수비에 밪고 굴절된 공은 포항 골망을 흔들며 2-1 역전을 시켜놓았다. 울리 슈틸리케 A대표팀 감독이 지켜보는 앞에서 발휘된 골 본능이라 더욱 빛났다.

서울은 박주영의 두 골 활약 덕에 2-1로 승리, 4강 진출에 성공했다. 최 감독이 언급한 박주영의 집념과 의지가 그라운드에서 환한 빛을 낸 결과였다. K리그 복귀 후 첫 멀티골을 기록한 박주영은 후반기 서울의 순위 싸움에도 핵으로 떠오르게 됐다.

조이뉴스24 상암=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사진 정소희기자 ss082@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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