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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히메네스의 2군행, 어떻게 봐야 할까


3일 1군 엔트리 말소, 당분한 양석환이 핫코너 지킬 듯

[정명의기자] LG 트윈스의 외국인 타자 루이스 히메네스(27)가 2군으로 내려갓다. 타격 부진이 거듭되자 내려진 극약처방이다.

LG는 지난 3일 히메네스를 1군 엔트리에서 말소했다. 열흘 간의 2군 생활을 통해 컨디션을 되찾으라는 뜻이다. 히메네스의 공백으로 당분간 LG의 3루는 신예 양석환(24)이 지키게 됐다.

9위에서 벗어나지 못하며 외국인 타자의 도움이 절실한 LG로서는 아쉽지만 어쩔 수 없는 결정이다. 히메네스가 영입 초반 강렬한 인상을 뒤로 하고 부진에서 헤어나오지 못했기 때문이다. 히메네스의 최근 10경기 타율은 1할4푼7리(34타수 5안타). 시즌 타율도 2할2푼6리까지 폭락했다. 이런 상황에서 히메네스를 계속해서 기용하는 것은 선수에게도 팀에게도 좋을 것이 없다.

◆우려가 현실로, 검증되지 않은 타격 결국엔…

애당초 올 시즌을 앞두고 LG가 뽑은 외국인 타자는 화려한 메이저리그 경력을 자랑하는 잭 한나한(35)이었다. 그러나 한나한은 종아리, 허리에 잇따라 부상을 입으며 수비와 주루가 힘든 몸상태였다. 이에 시즌 중 새로 영입한 타자가 히메네스.

한나한은 기대했던 3루수가 아닌 1루수 또는 지명타자로만 경기에 나섰다. 전력질주도 불가능했다. 하지만 타격 능력만은 쏠쏠했다. 방출 전까지 한나한은 타율 3할2푼7리 4홈런 22타점이라는 타격 성적을 남겼다. 몸상태가 악화돼 더 이상 경기 출전이 어려웠다고는 해도, 현 시점에서는 오히려 한나한이 그리울 수밖에 없는 LG다.

히메네스의 영입 사실이 알려지면서 가장 큰 우려를 낳았던 부분이 바로 그의 검증되지 않은 타격 실력이었다. 비록 히메네스가 한나한보다 월등한 수비력, 주력을 펼쳐보이고 있지만 타격이 되지 않으면 외국인 선수로서의 효용가치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

히메네스 타격의 문제는 그의 성향에서 찾을 수 있다. 매우 공격적인 히메네스는 어지간한 공에는 방망이를 휘두르는 스타일이다. 그러다보니 한국 투수들의 변화구 승부에 어려움을 겪었고, 결국 전체적인 타격 밸런스가 무너졌다. 영입 시점부터 제기됐던 우려가 현실이 된 모양새다.

◆재계약 위한 장기적인 포석인가

히메네스는 양상문 감독의 눈에 띄어 영입이 결정된 선수다. 한나한을 영입하기 전부터 양 감독은 히메네스를 마음에 두고 있었다. 결국 한나한의 부상 악화와 함께 히메네스가 메이저리그 도전을 접으면서 LG가 그를 품에 안을 수 있게 됐다. 타이밍이 좋았다.

LG는 히메네스의 나이가 어린 만큼 오랜시간 그와 함께 하겠다는 뜻을 갖고 있었다. 이번 2군행 역시 장기적으로 히메네스가 한국 야구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돕는 차원의 결정이라고도 볼 수 있다. 내년에도 히메네스를 LG의 전력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다.

그러나 당장 LG는 내년 시즌을 바라볼 상황이 아니다. 계속해서 9위에 머물고 있지만 아직 경기가 많이 남아 있다. 중위권의 혼전으로 포스트시즌 진출 마지노선인 5위 한화 이글스와의 승차도 6경기를 유지하고 있다. 일찍 시즌을 포기하는 것은 팬들에 대한 예의도 아니다.

히메네스의 1군 복귀가 가능한 시점에서도 LG의 포스트시즌 진출 가능성이 남아 있다면, 히메네스가 정상 컨디션을 되찾았다는 가정 아래 그의 복귀는 LG에게 큰 힘이 될 수 있다. 그러나 만약 열흘 후에도 달라지는 것이 없다면, LG 유니폼을 입은 히메네스의 내년 시즌도 없다.

◆리빌딩의 신호탄?

LG는 리빌딩이 필요한 시점이다. 흔히 말하는 리빌딩이란 당장의 성적보다 구단의 미래를 내다보고 젊은 선수들을 육성하는 것을 뜻한다.

히메네스의 2군행이 리빌딩의 신호탄이 될 가능성도 있다. 현재 LG는 아직 포기하기는 이른 시점이기는 하나, 뚜렷한 반등의 계기도 찾지 못하고 있다. 그렇다면 남은 시즌 팀 운영 방향을 성적보다는 선수 육성 쪽으로 선회할 수도 있는 것이다.

과거에도 몇몇 구단은 시즌 후반 외국인 선수를 아예 배제한 채 남은 경기를 치른 사례가 있다. 반드시 기용해야 하는 자원인 외국인 선수가 빠지면 그만큼 국내 유망주들의 출전 기회는 늘어날 수 있다.

당장 3루 자리에는 양석환이 투입될 전망. 양석환은 한나한의 수비 불가로 이미 3루수로 많은 경기에 나섰다. 히메네스의 영입 후 1루수 백업, 대타 요원으로 밀렸지만 이번 히메네스의 2군행으로 다시 기회를 잡게 됐다.

한 가지 확실한 것은 거듭해서 LG의 외국인 스카우트가 실패하고 있다는 점이다. 히메네스는 아직 두고봐야 할 부분이 남아 있지만 지난해 조쉬벨과 스나이더, 올 시즌 한나한까지 모두 기대 이하의 성적만을 남긴 채 팀을 떠났다. 히메네스 역시 아직까지는 실패작이다.

조이뉴스24 정명의기자 doctorj@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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