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추구하는 '점유율 축구'는 문제없이 작동해 우승이라는 성과를 냈지만, 상대의 밀집 수비 극복 방법은 여전히 물음표로 남게 됐다.
한국 축구대표팀은 중국 우한에서 열린 2015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동아시안컵을 값진 우승으로 끝냈다. 9일 북한과의 최종전에서 0-0으로 비겼지만 이어 열린 경기서 중국이 일본전이 1-1 무승부로 끝나 한국이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한국은 1승 2무로 유일한 무패를 기록하며 나란히 1승1무1패가 된 북한, 중국을 제쳤다.
한국은 북한을 맞아 일방적인 경기력을 선보였다. 볼 점유율에서 64%-36%로 앞섰고 슈팅 수 25-4로 압도했다. 신태용 코치의 집계로는 한국의 유효 슈팅은 8개나 됐다. 코너킥은 11-0으로 수많은 공격 기회가 있었다. 얼마든지 이길 방법이 많았다.
하지만, 수비와 미드필드를 좁히는 북한의 철저한 수비 위주의 역습 축구를 넘어서지 못했다. 이는 일본전 때도 마찬가지였다. 패스로 상대를 압도하는 일본은 한국의 공격력에 두려움을 갖고 수비적인 경기 운영을 하며 주도권을 내줬다.
한국은 강력한 압박으로 일본과 북한을 자기 진영으로 밀어 올렸지만 확실한 마무리 한 방이 부족했다. 슈팅이 수비에 맞고 나오거나 골지역 안에서 침착함 부족으로 공중으로 향하는 경우가 다반사였다. 체력을 앞세웠지만, 효율성으로 따져보면 아쉬운 부분이 더 컸다.
지난 1월 호주 아시안컵에서도 한국은 조별리그에서 결정력 부재로 애를 먹었다. 수비가 잘 버텨주면서 한 골 차 승리를 거두는 경우가 많았다. 초반 컨디션 저하로 부진한 출발이었다는 점을 고려해도 결정력이 제대로 살아나지 않았던 것은 부인하기 어려웠다.
강력한 한 방이 없다는 이미지는 이번에도 벗어나지 못했다. 유럽, 중동파가 모두 합류했던 아시안컵이나 국내파 위주의 동아시안컵도 같은 고민을 안고 끝났다. 아시안컵과 동아시안컵 사이 치렀던 A매치 역시 3-0으로 승리한 아랍에미리트연합(UAE)전을 제외하면 결정력 부분에서는 좀 더 개선점을 찾아야 한다는 과제를 확인했다.
일단 슈틸리케 감독은 긍정론을 펼쳤다. 그는 "대회 내내 상대를 지배하고 점유율도 높이고 전체 대형도 올렸다"라고 자평한 뒤 무득점 경기를 한 부분에 대해서는 "손흥민, 구자철 등이 합류하면 해결 가능한 부분이다"라고 결론을 내렸다. 어차피 유럽파가 합류하면 가장 이상적인 팀이 만들어진다는 점에서 큰 걱정을 하지 않았다.
동아시안컵에서 우승한 것 못지않게 이재성(전북 현대), 김승대(포항 스틸러스) 등 공격 2선과 권창훈(수원 삼성)이라는 너른 시야를 보유한 미드필더를 발굴한 것 또한 큰 수확이었다. 이들이 확실한 대표팀 주전으로 성장하도록 호흡을 좀 더 맞춰보며 조직력을 쌓아야 할 슈틸리케호다.
조이뉴스24 우한(중국)=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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