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한준기자] 2승 8패. 승수는 적고 두자릿수 패배를 기록할 가능성이 크다. 신인 투수 박세웅(롯데 자이언츠)이 올 시즌 거두고 있는 성적이다.
선발 로테이션을 거르지 않고 자기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는데 의미를 둔다면 박세웅은 지금보다는 다음이 더 기대되는 유망주다.
박세웅은 지난 5월 2일 kt 위즈에서 롯데로 트레이드를 통해 유니폼을 갈아입었다. 그는 롯데 이적 후에는 2승 4패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 7월 25일 KIA 타이거즈전에서 감격적인 1군 데뷔 첫 선발승을 거뒀고 여세를 몰아 7월 31일 친정팀 kt를 상대로 선발 2연승에 성공했다.
박세웅은 롯데 이적 후 한동안 자리를 잡지 못했다. 선발로 나오다 계속 부진한 모습을 보여 중간계투로로도 뛰었다. 하지만 선발 2연승 이후 그는 드디어 자신에게 맞는 옷을 찾은 것 같다.
kt 시절과 비교해 달라진 건 타자와 승부에서 직구를 던지는 비중이 늘어났다. 그는 "kt에서 뛸 때는 체인지업을 던지는 횟수가 많았는데 롯데로 온 뒤에는 이를 줄였다"고 했다. 대신 선택한 승부구가 직구다. 또 한 가지가 더 있다. 바로 커브다.
박세웅은 "몸쪽 승부를 할 때 커브를 던지고 있다"고 밝혔다. kt 시절부터 한솥밥을 먹었고 롯데로 함께 온 안중열(포수)도 '커브가 잘 들어가면 잘 풀리는 경기'라고 박세웅에게 얘기할 정도다.
박세웅은 "송승준 선배의 조언에 따랐다"고 했다. 송승준은 후배에게 커브를 던져보는게 어떠냐고 권했고 박세웅은 그 효과를 조금씩 보고 있다. 그는 "kt에선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커브 제구가 잘 안됐다"며 "롯데로 온 다음에는 커브로 스트라이크를 잡는 횟수가 늘어났다. 특별한 이유는 없는 것 같다"고 웃었다.
그는 로테이션상 12일 SK 와이번스전 또는 13일 kt와 경기에 나올 전망이다. 시즌 3승째 도전이다. 지난 6일 마산구장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전에서는 패전투수가 되면서 2연승의 상승세가 한풀 꺾였다. 5실점을 하긴 했지만 5이닝은 책임져 선발로서 최소한의 임무는 해냈다.
박세웅은 "아무래도 선발 2연승 뒤 자신감이 많이 생긴 것 같다"며 "NC전은 결과가 좋지 않았지만 컨디션 자체가 나빴던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제구가 높게 잡히면서 홈런과 안타를 허용했던 것 같다"고 아쉬웠던 NC전을 되돌아봤다.
롯데는 현재 4연패 중이다. 5위 한화 이글스(51승 50패) 6위 SK(48승 2무 48패)와 승차는 각각 6경기와 5.5경기 차로 벌어졌다. 따라잡기에 버겁긴 하지만 아직 중위권 순위경쟁에서 백기를 들 때는 아니다.
박세웅이 선발진의 한 축을 맡아주고 분위기를 다시 한 번 끌어올린다면 반격을 할 여지는 남아있다. 그는 "점점 좋아지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더 좋은 경기를 할 수 있을 것같다"고 했다.
선, 후배 등 팀 동료들의 응원도 힘이 된다. 박세웅은 "손용석 형은 내가 선발이든 중간이든 마운드에 오르면 기도를 해준다. 정말 고마운 일"이라고 전했다.
그는 "아직 선발로 보직이 굳어진 건 아니라고 본다"며 "중간으로 나가야 할 상황이라면 마운드에 오르는 게 내가 할 일"이라고 했다. 하지만 롯데는 남아있는 이번 시즌뿐 아니라 다음 시즌도 내다봐야 한다. 박세웅의 선발 연착륙 가능성이 든든해 보이는 이유다.
조이뉴스24 류한준기자 hantaeng@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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