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한준기자] 올 시즌이 아직 끝나지 않았지만 10구단 kt 위즈가 내놓은 히트작은 누구일까. 포수에서 투수로 변신해 강속구를 던지는 김재윤. 팀의 뒷문을 든든하게 지킨 장시환, 롯데 자이언츠에서 트레이드돼 안방마님 자리를 꿰찬 장성우 등 많은 선수들이 있다.
내야수 박경수도 히트작 후보에 충분히 이름을 올릴 수 있다. 그는 고교 시절부터 대형 내야수 자원으로 꼽혔다. LG 트윈스에 입단하며 '기대주'로 주목 받았지만 지난 10시즌 동안 성장은 더뎠다.
평범한 선수로 남을 수 있었던 박경수는 새로운 환경을 선택했다. 지난 시즌 종료 후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어 kt 유니폼을 입었다. 박경수는 kt에서 주전 2루수를 맡고 있다. 18일 현재 105경기에 출전, 타율 2할8푼7리(338타수 97안타) 16홈런 51타점으로 좋은 활약을 펼치고 있다.
그는 kt에서 핵심 전력으로 자리잡았다. 타율, 홈런, 타점 그리고 안타까지 지난 2003년 프로 데뷔 이후 가장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
LG 시절 박경수에게 기대한 건 수비보다 공격적인 부분이다. 한 시즌 두자릿수 홈런을 충분히 쳐 낼 능력이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LG에서 한 시즌 최다 홈런은 8개를 넘지 못했다. 지난 2008년과 2009년 각각 기록한 8홈런이 개인 최다였다.
박경수는 올 시즌에는 두자릿수 홈런은 이미 넘어섰다. 이제는 20홈런 고지를 바라보고 있다. 그는 김상현(21홈런)에 이어 앤디 마르테(16홈런)와 함께 팀내 홈런 공동 2위다.
조범현 kt 감독은 이런 박경수를 보면 흐뭇하다. 조 감독은 "(박)경수는 이 정도 성적을 내야 한다"며 "풀타임으로 한 시즌을 뛰고 있기 때문에 경수 본인에게도 좋은 경험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조 감독은 "이런 부분을 자기 것으로 만들어야 한다"며 "실력을 더 갖춘 선수가 될 수 있는 계기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경수가 시즌 초반부터 제 역할을 한 건 아니다. 박경수는 지난 4, 5월 타격에서는 그리 눈에 띄지 못했다. 5월 월간타율은 2할2푼6리(80타수 17안타)에 그쳤고 홈런은 단 한 개도 없었다.
조 감독은 "초반처럼 하면 경기에 어떻게 내보내겠냐"며 "하지만 조금씩 좋아졌다. 감을 찾아가더라"고 발전된 모습을 인정했다. 박경수는 6월 타율은 2할4푼5리에 머물렀으나 5홈런 14타점을 기록했다. 더위가 시작되자 방망이에 힘이 더 실렸다.
지난 7월 월간타율을 2할7푼7리(52타수 22안타)까지 끌어올렸다. 홈런도 8개를 쳤다. 조 감독은 "스프링캠프에서 경수에게 '홈런 15~20개는 충분히 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며 "그랬더니 본인이 더 의아해하더라"고 에피소드를 꺼냈다.
조 감독은 "스윙 궤적과 배팅 타이밍을 좀 더 가다듬는다면 충분히 가능하다고 봤다"며 "올 시즌을 좋게 마무리하면 더 발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박경수는 볼넷을 잘 골라내는 타자 중 한 명이다. kt에서도 규정타석(334타석)을 채운 선수들 중 59볼넷으로 볼넷 수가 가장 많다. 선구안이 뛰어나다는 방증이다. 좋은 타자가 될 수 있는 자격은 충분하다. 데뷔 후 처음으로 한 시즌 세자릿수 안타도 코앞이다.
조 감독은 박경수가 그라운드에서 기대를 현실로 보여주고 있는 모습이 뿌듯하기만 하다. 그는 "LG 때와 견줘 타격 스타일은 분명히 변했다"며 "올해 이렇게 하고 있는데 내년 시즌 못한다면 정말 말이 안된다"고 껄껄 웃었다.
조이뉴스24 수원=류한준기자 hantaeng@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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