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한준기자] 여자프로배구 흥국생명은 오프시즌 포지션에 변화를 줬다. 지난 시즌까지 리베로는 김혜선과 한지현이 맡았다.
그런데 2015-16시즌 개막을 앞두고 리베로 자리에 새얼굴이 가세했다. 레프트 주예나가 주인공이다. 박미희 감독은 주예나를 리베로로 기용하는 시간을 늘리기로 했다.
주예나는 기존 김혜선과 함께 팀 수비를 책임지게 된다. 데뷔 무대는 가졌다. 지난 7월 청주에서 열린 2015 청주·KOVO컵 프로배구대회다.
주예나는 2경기(총 3세트)에 모두 리베로로 출전했다. 22차례 서브 리시브를 기록했고 디그는 4개였다. 6세트를 뛴 김혜선과 비교해 출전 시간은 적었지만 수비 범실은 없었다.
리베로라는 자리를 맡기까지 마음고생도 있었다. 주예나는 "자리를 옮기면 효과가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던 건 사실"이라고 했다. 박 감독으로부터 포지션 변경에 대한 얘기를 듣긴 했지만 쉽게 정리가 안됐다.
주예나는 어느덧 프로 8년차 시즌을 맞는 베테랑이다. 그동안 몸에 익은 레프트 역할을 내려 놓는 일은 쉽지 않다. 그는 "컵대회 개막 직전까지 잠을 잘 못잘 정도로 걱정이 됐다"고 했다.
그는 단신 레프트로 분류된다. 2008-09시즌 개막을 앞두고 열린 신인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지명 후보로도 전망됐으나 결국 2라운드 2순위로 흥국생명에게 뽑혔다. 주예나는 '고교시절에는 배구를 정말 못했다'고 했지만 그는 중앙여고 시절 공격과 수비 모두 괜찮은 선수라는 평가를 받았다.
리베로로 뛴 경험이 없는 건 아니다. 그는 신인시절 잠깐 리베로로 뛴 적이 있다. 2008-09시즌 리베로를 맡았던 조상희와 전유리가 번갈아 부상을 당하자 주예나가 그 역할을 잠시 맡았다. 이후에도 리베로로 간간이 코트에 나왔다.
본격적인 포지션 이동은 사실상 이번이 처음이다. 주예나는 "리시브는 그동안 늘 해오던 것이라 부담은 조금 덜하다"며 "대신 수비 범위가 예전보다 넓어진 부분이 신경 쓰인다"고 했다.
지금은 팀 전용체육관이 있는 경기도 용인 흥국생명 연수원에서 리베로 적응 훈련에 집중하고 있다. 마음을 다잡는데 시간이 걸렸으나 어머니의 조언을 듣고 난 뒤 결심을 했다.
주예나는 "레프트로 계속 뛰겠다고 욕심만 부려선 안될 일"이라며 "내게 또 다른 기회가 찾아왔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편해졌다"고 웃었다.
박 감독이 주예나를 김혜선과 짝을 이루게 한 건 보다 안정적인 수비와 리시브 보강을 위해서다. 주예나는 "(김)혜선이와 서로 장·단점을 보완하는 관계가 되겠다"며 "리베로로 경험이 많은 혜선이에게 많이 배우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조이뉴스24 용인=류한준기자 hantaeng@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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