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운한 류제국, 불펜 방화로 78일 만의 승리 불발

[한상숙기자] LG 류제국의 시즌 4승이 좀처럼 손에 잡히지 않는다.

류제국은 27일 잠실 SK전에 선발 등판해 6이닝 3피안타 2볼넷 4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했다. 2-1로 앞선 가운데 승리투수 요건을 갖추고 내려왔으나, 불펜이 역전을 허용하는 바람에 승리를 또 날렸다.

전날 KIA를 상대로 역전 끝내기 승리를 거두며 살아난 SK 분위기를 류제국이 잠재웠다. 류제국은 1회초 1사 후 이명기와 최정에게 연속 볼넷을 허용했으나, 정의윤에게 병살타를 유도해 이닝을 손쉽게 끝냈다.

2회초를 삼자범퇴로 막아낸 류제국은 LG 타선이 2회말 2점을 뽑아줘 어깨가 가벼워졌다. 3회초 1사 후 김성현에게 좌전안타를 내준 뒤 폭투로 진루를 허용해 1사 2루에 몰렸다. 그러나 브라운과 이명기를 나란히 뜬공 처리하고 실점을 막았다.

김강민에게 좌전안타를 맞고 2사 2루에 몰린 5회초에는 김성현을 중견수 뜬공으로 돌려세웠다.

류제국은 2-0으로 앞선 6회초 1사 3루에서 최정의 좌익수 희생플라이로 1실점했다. 류제국은 다음 정의윤을 3구 만에 2루수 뜬공으로 잡아내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문제는 8회초 발생했다. 선두타자 브라운의 우중간을 가르는 타구를 우익수 이진영이 두 차례 더듬었다. 그 사이 브라운은 3루까지 달렸다. 최초 아웃 선언됐으나, 심판 합의판정 결과 세이프로 정정됐다.

이명기마저 3루수 히메네스의 실책으로 출루해 무사 1, 3루 위기를 맞았다. 4번째 투수 이동현이 위기에 몰리자 구원 투입된 임정우가 최정에게 좌익수 왼쪽으로 빠지는 2타점 적시 2루타를 맞아 점수가 2-3으로 뒤집혔다. 류제국의 승리가 허무하게 날아가는 순간이었다.

류제국은 지난 6월 10일 잠실 두산전에서 7이닝 1실점으로 시즌 3승을 올린 뒤 두 달 넘게 승리를 추가하지 못했다.

지난 15일 잠실 KIA전에서는 7이닝 2실점으로 패전투수가 됐고, 최근 등판이었던 21일 잠실 두산전에서는 7이닝 1실점으로 호투하고도 승리와 인연이 없었다. 2013시즌 12승(2패), 지난해 9승(7패)을 올린 류제국의 4승을 향한 길이 험난하기만 하다.